미국인들의 기억에 가장 선명하게 남는 ‘퍼스트레이디’를 꼽으라면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1929.7.28~1994.5.19)일 것이다. 그녀는 1960년 남편 존 F 케네디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서른한 살의 젊은 나이로 퍼스트레이디가 된다. 그녀는 ‘재키 케네디’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미국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퍼스트레이디로서 그녀가 미국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우선 그냥 떠오르는 것이 그녀의 패션 스타일이다.
퍼스트레이디들이 으레 입는 딱딱한 차림의 정장을 그녀는 과감히 벗어던졌다. 대신 심플하고 모던한 드레스, 세 줄의 진주 목걸이, 깔끔한 헤어스타일로 그녀만의 패션을 연출했다.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그녀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우아함과 기품이 함께 배어 나왔다. 미국인들은 그런 그녀의 패션을 사랑하고 선망했다.
백악관을 나와서도 그녀는 베이지색 코트와 모자, 몸에 딱 붙는 민소매 원피스, 커다란 선글라스와 스카프 등으로 그녀만의 개성을 한껏 뽐냈다. 그런 모습이 한때 ‘재키 스타일’로 불리며 패션의 아이콘이 되기도 했다.
재클린은 백악관에 손님을 자주 초대했다. 모임에는 특별한 사람만이 아닌, 아주 평범하고 유괘한 사람들이 초대되어 즐거운 시간을 함께했다. 어떤 제약도 없는 자연스러운 이런 모임은 이전의 퍼스트레이디들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런 그녀에게서 국민들은 친근감을 느꼈다.
삶을 대하는 그녀의 자세야말로 진정한 재키 스타일이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을 당해도 늘 당당했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를 처음 본 사람들은 그녀의 쾌활함에 본능적으로 끌린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뚜렷한 삶의 기준을 갖고 상대방을 진정으로 알아가려는 그녀의 호기심에 차츰 빠져들었다. 김대환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