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한 진대제 씨(사진)가 창업한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의 주요 임원에 세 자녀와 부인 등 가족이 등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일반 상장기업도 아닌 투자 전문성이 가장 중요한 사모펀드(PEF)특성상 관련 경험이 전혀 없는 부인까지 회사의 주요 임원으로 영입한 것은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0여명 안팎의 스카이레이크의 임직원 가운데 부인인 김혜경 씨를 비롯해 두 딸과 외아들 세 자녀 모두가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진 대표를 비롯해 5명 온 가족이 스카이레이크의 임직원으로 근무 중인 것이다.
부인 김씨와 아들 진상국 씨는 투자팀의 상무를 맡고 있고 두 딸 진미정 씨와 진수정 씨 역시 투자팀 과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금융 경험과 전혀 무관한 전업주부 출신 부인 김혜경 상무는 스카이레이크의 경영과 재무를 총괄하고 있다.
2006년 진대제 대표가 자본금 30억원으로 설립 한 스카이레이크는 그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진대제 펀드’로도 익숙한 스카이레이크는 현재 변압기 생산업체 KOC전기, 광학회사인 옵티스, 교육콘텐츠 기업 KG패스원 등의 지분을 보유한 중견 사모펀드다.
진 대표가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와 정통부 장관을 거친 국내 대표적인 IT통이어서 IT전문 사모펀드로도 입지를 굳혔다. 스카이레이크는 지난해 9월부터 에스아이티를 한화그룹에 1030억원에 매각했으며 조이시티의 지분 일부도 엔드림에 250억원 매각했다. 현재 스카이레이크와 칼라일이 공동 보유한 테이팩스 매각 작업도 막바지에 돌입한 상황이다.
그러나 업력이 10년이나 된 중견 PE임에도 불구, 전문성이 없는 일부 가족들에게도 직책을 맡긴 사실이 불거지면서 돈을 맡긴 기관 투자자들의 우려도 큰 상황이다. 스카이레이크는 현재 산업은행, 군인공제회 등 주요 국책기관 및 연기금들의 위탁 자금도 잇달아 거머쥔 상태다.
국내 연기금 고위 관계자는 “PEF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자금 출자 시 성과는 물론 지배구조도 투자를 판가름하는 정성적 평가의 중요한 사안이 되고 있다”며 “그러나 스카이레이크처럼 가족 중심으로 투자결정과 경영이 이뤄지면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기금 관계자 역시 “그간 자금을 위탁할 때 담당 대표 펀드매니저에 대해서만 신경을 썼지만, 주요 경영진에 가족들이 등재된 사실이 알려지면 공적 자금을 굴리는 기관 입장에선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실제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들도 주요 가족이 펀드매니저로 입사해, 펀드를 직접 운용하면 판매사에서 자금을 회수할 정도 이해상충과 지배구조 이슈에 민감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스카이레이크 관계자는 "진 대표의 자녀와 부인이 회사 임직원으로 재직중인 것이 맞다"며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