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증시에 복귀한 해태제과식품의 파죽지세가 무섭다. 닷새 연속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단숨에 1조원을 돌파한 것은 물론, 모회사 크라운제과마저 뛰어넘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전날보다 11.52%(0000원) 상승한 60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해태제과는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전날에는 29.6% 급등했다. 연이은 상승 행진에 주가는 공모가(1만5100원) 대비 300% 가까이 뛰었다. 시총은 1조1526억원까지 올라 모회사 크라운제과(9475억원)를 2000억원 이상 따돌렸다.
해태제과의 돌풍은 크라운제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날 액면분할 후 재상장한 크라운제과와 크라운제우(크라운제과 우선주)는 함께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날 크라운제과는 액면분할 기준가(4만9500원)보다 1만4800원 높은 6만4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크라운제과는 해태제과의 보통주 755만7000주(공모후 지분율 27.5%)와 전환상환우선주 831만5650주(30.2%)를 보유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액면분할에 따른 거래정지 기간에 반영되지 않았던 해태제과 지분가치 상승효과가 한꺼번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해태제과는 최근 히트작 ‘허니버터칩’을 비롯한 허니시리즈 생산 공장 증설을 완료했다. 문막2공장을 준공하면서 허니버터칩의 생산량은 일일 1만5000상자에서 3만상자로 2배 늘어난다. 회사 측은 공급부족으로 연매출 1000억원 수준에 머무르던 매출이 연간 1800억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태제과의 실적은 크라운제과의 연결재무제표에 지분법 이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성장세가 클수록 크라운제과가 수혜를 입게 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해태제과의 흥행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현재 해태제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3.6배에 달한다. 애초 증시 전문가들은 해태제과의 적정 PER을 20배 수준으로 추정했다. 과열된 주가는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해태제과가 물량 성장이 정체된 한국 내수 시장에만 기대고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수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현 상태에서는 장기적인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허니버터칩 프리미엄만으로 지속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