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동화 ‘신데렐라’의 작가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프랑스 동화작가 샤를 페로(1628.11.2~1703.5.16). 그가 신데렐라를 썼단다. 그가 동화작가로 활약하기 시작한 것이 60세 넘어서라고 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페로는 정치적 후원자인 재정총감 콜베르의 추천으로 1668년 건설차관에 오르는 등 공직에서 승승장구한다. 1671년 한림원 회원이 되어 명성도 얻는다. 이듬해 44세가 된 페로는 19세에 불과한 마리 기숑과 결혼해 3남 1녀를 둔다.
하지만 행복의 여신은 일방적인 선택만 하지 않는가 보다. 페로는 6년 만에 부인과 사별한다. 그에겐 아직 열 살도 되지 않은 자식 네 명이 있었다. 거기에 1683년 콜베르의 사망으로 재정총감 자리를 승계한 루부아는 페로를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게 한다. 콜베르 덕분에 20년 넘게 정치권에 밀착했던 페로이지만 이제 문학으로 자녀 양육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그는 집필에 몰두한다.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이 잠재의식 속에 깔려 있었던 것일까. 그는 민간에서 구전되던 이야기들을 모아 동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다.
1697년 페로는 ‘어미 거위 이야기’라는 작은 동화집을 출간한다. 이 동화집에는 ‘신데렐라’를 비롯해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장화 신은 고양이’, ‘빨간 모자’, ‘푸른 수염’ 등 11편이 실려 있다.
우리는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빨간 모자’ 등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고 기억한다. 한데 이들 동화는 페로가 쓴 처음 내용, 즉 ‘어미 거위 이야기’에 실린 내용과는 많이 다르다. 샤를 페로의 처음 동화는 내용이 꽤 무서웠다. 그것을 독일의 언어학자로서 민담 수집에 관심이 많았던 그림형제가 삭제하고 각색한 것을 우리가 주로 본 것이다. 김대환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