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새 자체브랜드(PB)를 출시한다. 이번 PB에는 신선식품이 처음으로 포함되면서 아마존의 PB 확대 전략을 한층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이 수 주 안에 ‘해피벨리(Happy Belly)’, ‘위키들리 프라임(Wickedly Prime)’, ‘마마베어(Mama Bear)’라는 새 브랜드명으로 견과류와 조미료, 차(茶), 커피, 유아식, 비타민, 기저귀, 세탁 세제 등을 포함한 다양한 생활용품을 내놓는다고 보도했다. 이들 PB 제품은 이르면 이달 말이나 6월 초에 첫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은 지난 수년간 PB 개발에 착수, 다수의 브랜드 컨설팅 업체와 제조업체와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체인 아마존이 유통을 넘어 PB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은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변화한 데 따른 것이다. 화려한 마케팅이나 패키지보다 제품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의 준말)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PB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월마트는 물론 화장품 전문 유통업체인 세포라에서부터 유기농 브랜드 딘앤델루카 등 유명 유통업체들도 PB 생산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러한 소비패턴을 반영하듯 PB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PL제조회사협회(PLMA)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전체 PB 매출은 118억4000만 달러(약 14조원)로 전년보다 약 22억 달러가 급증했다. 이러한 니치시장을 겨냥해 PB의 라인업 확장으로 마진을 높이겠다는 것이 아마존의 전략이다. 마케팅 비용과 브랜드 개발 비용 절약 차원에서 PB전략은 유효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특히 아마존은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유통업체의 PB전략보다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WSJ는 평가했다.
현재 아마존은 ‘아마존 베이직’이라는 PB로 유아용 물티슈와 수건, 컴퓨터 마우스와 휴대폰 케이스 등 수백 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의 PB 전략도 리스크는 있다. 자체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제조업체에 따라 품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 실제로 아마존은 지난 2014년 말 엘리먼츠(Elements)라는 이름으로 기저귀와 주방용품 등 PB 상품을 내놨지만 출시한 지 디자인 결함 등으로 인해 몇 주 만에 해당 PB 제품의 유통을 중단해야 했다.
브랜드 컨설팅업체 브릭미츠클릭의 빌 비숍 브랜드 설계 책임자는 “아마존이 새 PB 제품으로 시장에 융단폭격을 가할 것”이라면서 “PB를 통해 아마존은 가격 책정이나 특별상품을 리스크 부담 없이 테스트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