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절차를 진행 중인 현대시멘트가 연내 시장에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그간 현대시멘트 매각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양재동 ‘파이시티’가 하림 그룹에 넘어가면서 현대시멘트 인수합병(M&A) 절차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등 현대시멘트 채권단은 연내 매각을 목표로 현대시멘트 매각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그간 파이시티 매각이 지연돼서 현대시멘트 M&A가 늦춰져왔다. 현대시멘트는 워크아웃 기업이지만 거의 경영정상화 궤도에 올라온 상황”이라며 “보증채무 확정돼 출자전환하면 M&A 진행하는 데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간 현대시멘트 매각 추진은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단지인 파이시티 부지 공매가 여러 차례 무산되는 과정에서 지연돼왔다. 현대시멘트가 성우종합건설에 지급보증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금인 약 9000억원의 보증채무가 확정되지 않은 점이 경영권 매각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최근 하림이 파이시티 부지를 4500억원대에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현대시멘트 매각에도 물꼬가 트였다.
파이시티를 매각하면 PF 대주단이 대금을 회수하고, 미회수채권이 확정되면 연대보증인인 현대시멘트에 본인채무이행청구를 하게 된다. 채권단은 해당 부분을 출자전환하기로 이미 결의가 된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영종도 사업장 보증채무 관련 400억원 규모의 손실액이 확정되면서, 출자전환을 통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현대시멘트 최대주주가 됐다. 여기에 파이시티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단행해 제2채권자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시멘트 잠재 인수후보로는 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파인트리자산운용 등 일부 사모투자펀드(PEF)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유암코의 경우 지난해 인수대상 후보기업(숏리스트)으로 현대시멘트를 유력하게 검토하는 등 해당 매물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 과정에서 현대시멘트를 대상으로 재무구조나 기업 실사 및 평가 등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다른 인수후보들에 비해 인수 작업은 훨씬 수월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밖에도 최근 쌍용양회와 라파즈한라시멘트 등이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취급된 점을 비춰볼 때, 아세아시멘트와 한일시멘트 등 동종업체 시멘트사도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