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 3위 유전서비스업체인 미국 핼리버튼과 베이커휴즈가 합병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고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양사는 발표 자료에서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얻는 문제를 둘러싸고 합의 파기가 최선책이라는 결론을 지었다고 밝혔다.
핼리버튼과 베이커휴즈는 지난 2014년 합병 계획 발표 이후 유전서비스 업계의 경쟁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미국과 유럽 반독점 당국으로부터의 반대에 직면했다. 당시 핼리버튼은 베이커휴즈를 3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하자 규모를 키워 경영 기반을 강화할 목적이었다. 애초부터 과점화 비판은 있었지만 핼리버튼은 자사의 자산 매각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낮추는 등 베이커휴즈 인수 승인을 얻는 데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약 1년 반 동안 핼리버튼의 베이커휴즈 인수 안건을 심사해온 미국 법무부는 양사 합병에 대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양사의 시장 점유율을 합한 결과 총 50%를 초과하는 점 등을 문제삼았다. 결국 미국 법무부는 지난달 6일, 석유 탐사에 이용되는 23개 제품 및 서비스 경쟁 저해를 이유로 이들의 합병 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장관은 “계획된 핼리버튼과 베이커휴즈의 합병은 필수적인 경쟁을 소멸시켜 에너지 시장을 왜곡하고 미국의 소비자에게 손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법무부는 핼리버튼이 시추 기술을 파격적인 가격으로 자원개발 회사에 제공해 중소 석유 서비스 회사에서 점유율을 빼앗고 있는 점 등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 반독점 당국도 복잡한 거래에서 여러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베이커휴즈와의 합병이 무산됨에 따라 핼리버튼은 슐룸베르거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또한 핼리버튼은 베이커휴즈에 4일까지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 35억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 무산이 새로운 재편의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