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맞벌이 부부에 정부의 보육지원 초점이 맞춰진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앞으로는 여성근로자에 대한 보육료 소득공제 등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제도가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김경선 고용노동부 노동시장정책관은 담담한 어조로 얘기했다. 그녀는 큰딸과 막내아들을 둔 두 아이의 엄마로서 겪은 일을 예로 들었다.
“가족들 중 특히 둘째 아이에게 미안한 점이 많아요. 임신과 동시에 서기관 승진이 겹쳐서 많이 바쁘고 업무상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여서 태교는 꿈도 못 꿨죠. 그러다보니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못해 3살 정도까지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잘 커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당시 일을 회상하며 자녀들을 생각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엷게 떨렸다.
“아이가 어려 육아에 신경써야 할 때 일도 많은 시기였어요. 결국 가까이 계신 시어머니가 돌봐 주셨죠. 가정에 대한 책임은 남녀가 똑같이 져야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은 그렇지 못 하잖아요.”
김 국장은 스스로 가정과 일의 양립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 ‘여자이기 때문에’, ‘가정일 때문에’ 업무에 지장을 준다는 소리를 듣는 게 싫었다. 그래서 자신이 몸소 체험한 애로를 제도로 개선시키려 노력했다.
“2007년 여성고용과장을 맡으면서 남녀고용평등법을 일·가정 양립을 포함한 법률로 전면 개정했어요. 법의 성격을 바꿔 배우자 출산휴가 제도를 도입했죠. 또 육아계획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만들어 출산 휴직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김 국장이 담당하는 업무 중 현안은 정부 일자리 개편 추진과 고용영향평가제도 개선, 대량 고용변동에 따른 실업대책 추진 등이다. 최근 조선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검토를 위해 거제도와 울산 지역 고용상황 분석과, 전문가 면담 등 업계 현황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지금 담당은 아니지만 시설 지원과 양육수당으로 받는 금액은 제한적인데, 육아에 드는 돈은 훨씬 많아요. 아직까지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이 아이를 안심하고 맡기기엔 부족하죠. 여성근로자가 세금을 낼 때 육아공제 같은 제도를 도입하면 실효성이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