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맞수 제일기획 vs 이노션…모회사 전략에 주가도 희비

입력 2016-04-20 15:37 수정 2016-04-2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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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업계 라이벌인 제일기획과 이노션의 주가 등락이 엇갈리고 있다. 모회사인 현대차의 신차 출시 효과로 성장가도를 달리는 이노션과 달리 제일기획은 삼성그룹의 지분 매각설에 시달리며 하락세를 보였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상장한 광고업체 이노션은 이날 7만6900원을 기록하며 9개월 만에 27.11%의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광고업계 1위인 제일기획은 1만8700원에서 1만6450원으로 하락해 12.03% 떨어졌다.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이노션은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 2월 이노션은 현대차의 미국 슈퍼볼 광고를 따낸 데 이어, 현대차 캠페인 광고가 세계 3대 광고제에서 본상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현대차가 미국시장에 제네시스G90(국내명 EQ900)과 신형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광고 4편 등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며 그룹사의 물량 확보까지 기대되고 있다.

실적전망도 밝다. 지난해 4분기 45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동기대비 9.5% 증가해 시장추정치를 웃돌았던 이노션은 올해 1분기에도 역시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에프엔가이드는 이노션의 올 1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동기대비 10.97% 증가한 19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윤상 교보증권 연구원은 “제네시스 브랜드는 7월 미국을 시작으로 총 6개 차종의 글로벌 런칭이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노션은 풀체인지 모델들의 글로벌 출시와 일감 몰아주기 규제 해소로 인한 국내 그룹사 물량 회복에 힘입어 올해 성장주로 재평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제일기획은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이 성장 정체에 접어들며 북미 광고를 줄이고 있다. 이미 지난 2013년 이후 3년째 슈퍼볼에 광고를 내보지 않고 있다. 에프엔가이드는 올해 1분기 제일기획의 영업이익을 2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삼성그룹의 지분 매각 이슈도 발목을 잡고 있다. 제일기획은 지난 2월 공시를 통해 주요주주가 글로벌 에이전시들과 다각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매각 협상이 진행 중임을 인정했다. 업계에서는 프랑스 광고 대행업체인 퍼블리시스와 삼성그룹 측이 30%대의 지분매각에 대해 협상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일기획의 지분으로 삼성물산이 12.64%, 삼성전자가 12.60%를 가지고 있다. 제일기획이 삼성그룹에서 떨어져 나간다면 그룹사의 광고 물량 확보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제일기획의 매출총이익 기준 계열사 물량은 65%에 달한다”며 “매각 여부와 매각 성사 시 물량 보장 기간 등 계약 조건이 기존 주주가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매각설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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