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공격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인텔은 전체 인력의 11%에 해당하는 1만2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번 감원은 인텔이 스마트와 커넥티드 세계의 리더가 되기 위한 장기적 변화를 끌어내려는 포석”이라고 강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인텔의 전 세계 직원 수는 10만7300명이다.
인텔은 “감원은 컴퓨터에 기반한 회사에서 벗어나 클라우드와 커넥티드 기기 부문에서 힘을 얻으려는 구조조정의 일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감원은 내년 중반까지 이뤄지며 동시에 글로벌 거점 통합작업도 진행된다. 인텔은 구조조정 비용으로 2분기에 12억 달러(약 1조3600억원)를 계상했다. 감원을 통해 약 14억 달러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
인텔은 또 스테이스 스미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영업과 제조를 총괄하는 새 자리로 옮긴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텔은 회사 내외부에서 스미스의 후임자를 찾는 작업도 시작했다. 스미스는 28년간 인텔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이날 발표한 인텔의 지난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2분기 매출 전망은 기대에 못 미쳤다. 인텔은 지난 1분기 순이익이 20억5000만 달러(주당 42센트)로, 1년 전의 19억9000만 달러(주당 41센트)에서 소폭 늘었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주당 순익(EPS)은 54센트로 전문가 예상치 48센트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7억 달러로 전년보다 7% 증가했다.
인텔은 2분기 매출이 135억 달러(±5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월가 애널리스트들 전망치인 141억6000만 달러를 밑도는 것이다.
인텔은 PC시대 절대 강자였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 밀려 PC 판매가 감소하자 클라우드 컴퓨터의 핵심인 서버 시스템을 위한 반도체를 제공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서버용 칩 등 데이터센터그룹은 지난 1분기 판매가 40억 달러로 전년보다 8.6% 증가했다. 각종 커넥티드 기기에 쓰이는 반도체를 취급하는 사물인터넷그룹 매출은 6억5100만 달러로, 증가율이 22%에 달했다. 지난해 인수한 알테라가 포함된 프로그램솔루션그룹은 3억5900만 달러 매출을 창출했다.
인텔의 주력 사업부로 PC용 칩이 포함된 클라이언트컴퓨팅그룹은 전년보다 2% 늘어난 75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14% 감소한 수치다.
스미스 CF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인텔은 올해 글로벌 PC 판매가 ‘높은 한자리수’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종전 전망치인 ‘중간 한자리수’ 감소세보다 더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인텔 주가는 이날 나스닥거래소에서 0.16% 하락한 31.60달러로 마감하고 나서 시간외 거래에서는 2% 이상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