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돌지 않는 소위 ‘돈맥경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광의통화(M2)를 본원통화로 나눈(M2/본원통화) 통화승수가 16배 수준으로 떨어지며 19년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년미만예적금도 사상 처음으로 900조원을 돌파했다. M2 증가율은 8%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2월 설 연휴에 따라 5만원권등 화폐발행이 급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2월 화폐발행잔액은 사상 처음으로 90조원을 돌파한 90조7942억3100만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정헌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5만원권 발행이후 현금수요가 많이 늘고 있다. 현금통화 증가에 따른 본원통화 확대로 통화승수가 추세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돈이 단기자금에 고여 있어 현상도 지속됐다. 현금통화와 요구불에금, 수시입출식 저축예금으로 구성된 협의통화(M1)는 전년동월보다 19.4% 증가했다. 전월 20.7%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7월 21.0% 이후 19%에서 21%대 사이에서 등락을 지속하고 있다.
M1에 머니마켓펀드(MMF)와 2년미만 정기예적금 및 금융채, 금전신탁 등을 포함한 M2 또한 전년동월비 8.3% 늘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8.8% 이후 4개월만에 최고치다.
특히 만기2년미만 정기예적금은 전월대비 5조4319억원 증가한 901조2345억원(평잔, 원계열기준)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900조원을 돌파했다. 평잔 계절조정 기준으로도 5조4402억원 늘어난 904조3277억원을 보이며 처음 900조원선을 넘었다.
신성욱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가계의 경우 설 상여금이 들어오면서 요구불예금이나 2년미만 정기예적금에 주로 예치했고, 보험사나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도 연말 인출했던 자금을 재예치하면서 MMF 등을 중심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한은은 M2 증가율이 3월중엔 7%대 후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신용 증가규모가 기업대출과 예금취급기관의 유가증권 투자를 중심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