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브랜드에서 만드는 구색 갖추기 용 서브 제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스크 팩에 대한 인식은 이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 국내 마스크 팩 시장은 놀라운 속도로 성장 중이다. 전 세계적인 K-뷰티 열풍의 최전선에도 나서 한류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4년 2917억원 규모였던 국내 마스크 팩 시장은 2015년 20% 이상 성장해 4000억대 규모로 추정된다. 이 같은 시장 팽창을 이끈 것은 마스크 팩 전문기업이다. 마스크 팩에만 역량을 집중한 기업들은 ‘K-뷰티 강소기업’으로 명성도 떨치고 있다.
엘앤피코스메틱에서 운영하는 메디힐은 마스크 팩만으로 2015년 2378억원의 매출(출고가 기준)을 기록했다. 스킨 케어 라인 중 스페셜 케어 제품 개념으로 제작되던 마스크 팩이 뷰티 성공 신화를 기록하는 ‘핫 아이템’으로 급격히 부상한 것이다.
2009년 회사를 설립할 당시 15억원이던 연매출이 150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은 마스크 팩 1장의 소비자가격이 평균 3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메디힐 설립 당시부터 현재까지 판매한 마스크 팩은 총 5억장 이상이다. 인구 수로 계산했을 때 대한민국의 모든 여성들이 약 19장 정도의 메디힐 마스크 팩을 구매한 셈이다. 5억장의 마스크 팩을 일렬로 쭉 나열하면 지구를 두 바퀴 돌고도 1만km가 남는다.
마스크 팩을 주요 상품으로 내놓은 리더스코스메틱의 성장세도 괄목할 만하다. 리더스코스메틱의 매출액은 2014년 1200억원에서 2015년 1728억원으로 증가했다. 리더스코스메틱은 동남아시아 지역 1위 브랜드 도약이 목표다.
에스디생명공학의 SNP 화장품은 중국에서 동물 마스크 팩과 바다제비집 마스크 팩이 인기를 끌면서 2015년 매출 7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800% 성장한 기록이다.
이 같은 폭발적인 성장은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힘이 크다는 분석이다. 유커 한 명이 몇 백만원에 달하는 1000장 가량의 팩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유커들의 입 소문을 통해 국내 마스크 팩은 중국 현지로 퍼졌다.
2014년 중국 마스크 팩 시장은 전년 대비 25% 성장한 4조1000억원 규모다. 그중에서도 한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높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4대 온라인 플랫폼인 타오바오, 톈마오, 징둥, 쥐메이유핀의 브랜드 별 마스크 팩 판매량 1위는 중국 보취안야, 2위는 메디힐, 3위 리더스코스메틱, 4위 이니스프리, 5위 SNP화장품이다. 1위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한국 브랜드다.
중국 대륙을 사로잡은 것을 발판으로 국내 마스크 팩 전문기업은 글로벌 사업 확대에 매진할 방침이다. 메디힐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에서만 진행하던 광고 활동을 홍콩에서도 진행한다”며 “올해부터 남미 및 유럽 등지에도 수출을 시작하며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더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