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차 안에서의 짜릿한 키스.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또 한 번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서대영(진구 분)과 윤명주(김지원 분) 커플의 자동차 키스신이 분당 시청률 35.2%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 하지만 이 장면으로 진짜 웃는 이는 따로 있었다. ‘태양의 후예’ 메인 스폰서인 현대자동차가 그 주인공이다.
현대차는 이 장면 하나로 소비자들에게 다소 생소했던 제네시스의 ‘조행조향보조시스템(LKAS:Lane Keeping Assistant System)’, 일명 자동주행모드에 대해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올 뉴 투싼’도 유시진의 애마로 등장시키며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현대차에 따르면 2월 25일부터 3월 25일까지 ‘투싼’의 일 평균 계약은 296대를 기록했다. 방송 이전과 비교하면 평균 계약 건수가 10%(27대)나 늘어났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 뉴 투싼을 포함한 드라마 속 차량의 마케팅 효과를 추산한 결과 종방까지 광고 효과가 1000억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간접광고(PPL) 효과는 현대차의 주가 흐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방송되기 이전인 2월 초 현대차의 주가는 13만원대였으나 8일 현재(종가 기준) 14만6000원을 기록했다.
태양의 후예 주인공인 송중기·송혜교 관련주도 혜택을 입고 있다. 일찌감치 송중기를 모델로 내세운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송중기가 광고한 워킹화 제품의 판매량이 2배가량 급증했다고 밝힌 것. 이에 주가 역시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송중기를 모델로 기용한 하이트진로와 LG생활건강도 ‘태양의 후예’ 인기몰이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최근 중국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여자 주인공인 송혜교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송혜교가 극중에서 착용한 로만손 계열 패션 브랜드 제이에스티나의 에코백이 완판된 것. 이에 로만손 주가도 태양의 후예가 첫 방영된 이후 약 한달간 30% 이상 급등했다.
송혜교가 바른 아모레퍼시픽의 립스틱도 인기를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명 ‘송혜교 립스틱’으로 불리는 투톤 립스틱은 최근 판매량이 10배 이상 늘었다.
드라마 인기로 PPL 관련주가 관심을 받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방영됐던 ‘응답하라 1988’이 대표적인 경우다.
특히 ‘응답하라 1988’의 경우 식음료 관련 업종이 크게 눈길을 끌었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롯데제과다. 롯데제과는 빼빼로, 월드콘, 가나초콜릿, 수박바 등 인기 제품을 당시 디자인 그대로 노출하며 PPL 공세를 펼쳤다.
특히 롯데제과는 드라마 주인공 성덕선(혜리 분)의 꿈 속에 1980년대 당시 영화배우 이미연씨가 모델이었던 가나초콜릿의 TV 광고가 등장해 화제가 되자 실제 가나초콜릿의 후속 광고모델로 혜리를 선정하기도 했다.
이에 롯데제과의 주가가 드라마 방영기간 동안 10% 이상 상승하는 등 PPL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빙그레도 대표 상품인 바나나맛 우유를 응팔에 등장시켰다. 당시 빙그레는 1988년 당시 CI, 패키지, 서체를 적용한 ‘1988 에디션’도 출시했다. 이 같은 시도에 힘입어 바나나맛우유는 응팔 방영 이후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효과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드라마 인기로 인한 제품의 인기가 장기간 실적과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며 “일시적인 인기보다는 기업 가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