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4월 8일 우장춘- 우리 농업을 자립 단계로 키운 ‘비운의 육종학자’

입력 2016-04-0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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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권 미래설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장춘(禹長春·1898.4.8~1959.8.10)은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대한민국의 농생물학자, 식물학자, 원예육종학자다.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적극 가담했던 그의 아버지는 일본으로 도망쳤으나 피살됐다. 일본인 어머니 손에 자란 우장춘은 아버지의 원죄를 짊어지고 한국과 일본을 맴돈 비운의 천재였다. 일본인에게는 조센징, 조선인에게는 용납 못할 역적의 아들이었다.

그는 농사시험장 기수(技手)로 근무하며 모교인 도쿄제국대에서 농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은 ‘종(種)의 합성’. 핵심은 ‘서로 다른 두 종은 교배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종을 탄생시킨다’는 이론으로, 다윈 진화론의 적자생존설을 수정해야 하는 논문이었다. 논문에 우씨 성을 밝혀 한국에도 알려졌다.

농업과학연구소의 운영을 부탁받은 그는 1950년 “아버지의 나라를 위해 조국에 뼈를 묻겠다”며 일본인 부인과 자녀들을 남겨둔 채 귀국했다. 당시 한국 정치인들과 과학자들은 그를 싫어했다. 그는 굳이 안 가도 되는 군대까지 자진해서 다녀왔지만 한국정부는 그를 믿지 못해 출국을 금지했다. 모친상 때도 돌아가지 못했다.

아픔과 실의를 이기며 우장춘은 우량종자 개발에 몰두했다. 오늘날의 제주 감귤, 강원도 감자는 물론 배추와 무, 우리 토질에 맞는 개량된 쌀과 꽃씨, 과일 등 20여 품종을 개량해 보급함으로써 전후 식량난 해결에 크게 기여했다. 그를 가장 잘 기억하게 하는 ‘씨 없는 수박’은 농업과학협회에서 개발된 여러 작물 종자를 보급하기 위해 홍보용으로 만든 것이었다. 한국에 온 지 9년이 되던 해 그는 61세로 죽기 사흘 전 대한민국 문화포장을 받고 오열했다.

‘사장의 도리’ ‘카르마 경영’ 등 다양한 저서로 유명한 일본의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 회장이 그의 넷째 사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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