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산기 교체를 놓고 최고 경영자간 다툼으로 번진 KB사태가 근 2년 만에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8일 국민은행은 “주전산기 교체를 검토 중”이라며 “내년 초께 최종 윤곽이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전산 시스템을 한단계 진화시키는 두 번째 프로젝트인 이른바 ‘포스트차세대’를 2020년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로 새로운 전산시스템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현직 회장과 행장간 권력 다툼으로까지 번진 KB사태는 주전산기 교체 과정에서 촉발됐다.
2014년 11월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주전산기를 교체하려하자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금융당국까지 개입했고, 결국 회장과 행장 모두 사퇴했다.
당시 전산시스템은 IBM이었고, 계약은 끝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KB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산시스템을 잠정적으로 2020년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유닉스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것의 타당성 검증이 아닌 사태 수습을 위한 미봉책이었던 셈이다.
일각에선 당시 주전산기 교체의 타당성 검증 작업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1~2개월 내 포스트차세대 사업과 관련해 전체적인 계획을 맡을 컨설팅사업자(ISP)를 입찰한다. 입찰 공고 후 ISP 최종 선정까지는 약 6~10개월이 소요된다. 따라서 내년 초께 최종 사업자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시스템통합(SI) 사업자가 2년~2년6개월 내에 구체적인 전산시스템을 구축한다.
정보기술(IT) 관련 업계에선 국민은행이 유닉스로 주전산기를 교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지해온 IBM 시스템은 타사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데 제약이 많아, 비용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국내 은행권 전산인력 대부분은 유닉스를 전문으로 다루고 있다.
현재 국내은행 중에선 국민은행만이 IBM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IBM시스템을 이용했던 우리은행은 최근 유닉스로 시스템을 전환했다.
IT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들이 유닉스를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IBM시스템이 성능상으로 뒤쳐졌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으며, 세계적으로도 외국은행 상당 수가 IBM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