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조세회피처에서 국내 증시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2조7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상당수가 세금 회피 목적으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자금을 운용하는 ‘검은머리 외국인’일 것이라는 의혹도 있다.
5일 재벌닷컴은 국내 상장 기분 5%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 주주 중 조세회피처에 주소를 둔 외국인 지분이 2조7017억원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 상장 주식중 외국인의 보유분인 44조의 6%에 해당한다.
조세회피처는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소득 과세를 면제하거나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국가를 의미한다.
소재지별로 버진아일랜드가 1조92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버뮤다 6698억원, 케이만군도 5916억원, 스위스 242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바하마와 몰타, 영국령인 맨섬, 마셜제도에 주소를 외국인 지분도 많았다.
앞서 조세회피처로부터 국내 증시에 유입된 자금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1년말에는 44조 2901억원에서 2012년 말 52조1266억원, 2013년 70조5770억원수준이었다.
업계에서는 국내 증시에거 검은머리가 회자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1990년 초반이라고 보고 있다. 당시 외국인에 대한 시장 영향력이 커지며, 외국인의 영향력을 이용해 부당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검은머리 외국인이 선호하는 투자방식은 주로 상장사 대주주들이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외국인 증명서를 발급받아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형식이다.
이런 방식은 검은머리 외국인이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주식을 사면, 마치 외국인의 자금이 유입된 것처럼 보일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추종 매수에 나서면 물량을 대량매도 하는 방식으로 개인에게 손실을 입히는 경우가 많다.
한편, 최근 코데즈컴바인의 주가 이상 급등락 현상도 조세회피처에 주소를 둔 검은머리 외국인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해 코데즈컴바인에 검은머리 외국인 주도의 작전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두고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