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신라·SK 등 8개 면세점업체들이 제품가격을 담합했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에 나섰다. 전원회의에서 혐의가 확정돼 과징금을 부과받으면 향후 신규 면세점 입찰에 5년간 참여할 수 없어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2월 8개 면세점업체에 제품 판매가격을 담합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송부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2008년 부터 2012년까지 5년간 제품 가격을 달러로 환산할 때 외환은행에서 매일 고시하는 원·달러 환율 대신 임의로 기준환율을 정하는 식으로 가격을 담합했다고 보고 있다. 면세점은 제품가격을 달러로 표시하기 때문에 적용하는 원·달러 환율에 따라 제품가가 달라질 수 있다.
전원회의에서 혐의가 확정되면 담합이 일어난 기간 동안 발생한 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현재 과징금 규모가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공정위 결정은 이달 말 결정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허용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면세점 제도 개선안에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공정거래법에 따른 부당한 지위 남용행위를 하는 경우 5년간 신규 추가 특허에 대한 신청을 배제한다고 정해져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른 부당한 지위 남용행위 이란 △상품의 가격 등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 △상품의 판매 등을 조절 △다른 사업자의 활동을 방해 △경쟁사업자의 참가를 방해 △소비자 이익을 현저히 저해 등으로 돼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른 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행위로 시정조치 또는 과징금 부과가 이뤄지는 경우에 적용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인 단일 업체나 합계 점유율이 75% 이상인 3개 이상 업체를 뜻한다. 현재 롯데와 신라 면세점의 매출액이 2015년 기준으로 79.6%에 달해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한다.
만약 전원회의에서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처분이 내려질 경우 이들 업체들의 신규 면세점 특허신청이 어려워져 면세점업계에 영향이 클 전망이다.면세점업계에서는 환율 담합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