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균의 B하인드] 황창규 회장이 왕릉을 찾는 까닭은

입력 2016-04-0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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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1부 차장

세계 각국에는 위용을 자랑하는 왕(왕족)들의 무덤이 있다. 중국의 진시황릉, 이집트의 피라미드, 인도의 타지마할 등이 대표적이다.

진시황릉은 진시황제가 인부 70만여명을 동원해 무려 37년에 걸쳐 조성한 무덤으로 알려졌다. 기원전 2500년쯤 건립된 이집트의 쿠푸왕 피라미드도 하루 10만명씩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30여년에 걸쳐 건설된 것으로 기록됐다. 타지마할 역시 무굴제국의 황제 샤자한이 애비(愛妃) 뭄타즈 마할을 위해 1631년부터 수만명의 인력을 동원해 22년 만에 완성한 인도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왕의 무덤을 만들기 위해 평균 30년 가까운 세월과 수십만명의 인력이 동원된 셈이다.

국내에도 왕의 무덤은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왕릉이 조선왕릉이다. 조선왕조는 500년을 이어오며 27대의 왕과 왕비를 배출했고, 42기의 왕릉을 조성했다. 같은 묘제(墓制)를 일관되게 적용했다는 동서고금에 유례없는 진귀함이 인정돼 200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조선왕릉은 화려하거나 거대하지는 않다. 왕릉 주변은 다양한 종류의 나무로 조경하고, 인물과 동물을 새긴 각종 돌조각품, 출입문과 재실 같은 부속시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시황릉이나 피라미드 등과 비교하면 비교적 소박한 편이다.

다만 눈여겨볼 것은 조선왕릉이 위치한 곳이다. 당대 최고의 지관이 천하의 명당 자리에 능침을 점지했으니, 조선왕릉 42기 모두가 풍수지리상 최고의 명당에 자리하고 있다는 말에 믿음이 간다.

경기도 여주 영릉(英陵)은 조선 최고의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대왕과 부인 소헌왕후 심씨가 잠들어 있는 곳이다. 풍수사들 사이에선 영릉 덕분에 조선왕조의 국운이 100년은 더 연장됐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그만큼 좋은 기운이 서려 있는 곳이 왕릉이다.

이 때문에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곳곳에 흩어져 있는 왕릉을 찾아가는 이들도 많다는 게 문화재청 조선왕릉 관리소의 설명이다. 황창규 KT 회장도 왕릉 탐방이 취미이다. 조선왕릉은 대부분 다 찾아갔고 시대별로 조성된 왕릉도 시간을 내서 간다고 한다. 일부 왕릉이 관광지로 조성된 것을 고려하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

취미가 극히 개인적이지만, 문득 황 회장이 굳이 조선왕릉을 찾는 취미를 갖게 된 배경이 궁금해진다. 오로지 관광만을 위해 조선왕릉을 찾는 것일까?

혹자는 황 회장을 그 누구보다 야망이 큰 인물로 묘사한다. 황 회장이 걸어온 발자취에서 묻어난다는 것이다. 지난 연말 황 회장을 둘러싼 소문을 그 방증으로 들고 있다. 당시 재계에서는 황 회장의 장관 입각설부터 총선 출마설까지 소문이 무성했다. 박근혜 정부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하마평에 올랐던 황 회장은 지난 연말 개각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거론됐다. 이제 지나간 풍문으로 묻혔지만 20대 총선 출마설도 아주 뜬금없는 얘기는 아닌 듯하다. 자의든 타의든 지난 19대 총선에서 황 회장은 부산지역 출마 예정자로 회자되기도 했다.

이 같은 배경 탓인지 황 회장이 왕릉을 자주 찾는 이유가 점점 궁금해진다. 임기 만료가 1년 앞으로 다가온 황 회장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신을 시도할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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