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제철소인 웨일즈의 포트탤벗 등을 보유한 인도 타타스틸이 영국 사업 철수를 검토하자 현지 정치권과 경제계가 충격에 빠졌다.
휴가를 즐기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사지드 자비드 기업·혁신·기술 장관 등이 긴급히 복귀해 30일(현지시간) 타타스틸 철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가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텔레그래프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타타스틸은 전날 밤 “영국 사업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자회사인 타타스틸UK를 매각하는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사업을 재구축하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유럽의 수요 침체 장기화와 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어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노린다고 타타스틸은 설명했다.
타타스틸은 2007년 120억 달러(약 13조7600억원)에 영국과 네덜란드 합작 제철소 코러스를 인수해 조강생산능력에서 세계 5위로 도약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손실에 마음을 돌렸다는 평가다.
코우시크 채터지 타타스틸 재무 담당 이사는 FT에 “영국 자산의 장부 가치는 거의 ‘제로(0)’에 가깝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약 20억 파운드를 상각 처리했다. 매각 검토는 가치평가에 따른 것이 아니라 리스크 노출을 줄여야한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타타스틸 발표로 영국 정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타타스틸의 영국 내 직원 수는 1만5000명에 달한다. 텔레그래프의 분석에서 영국 전체 철강산업 종사자 수가 1만7953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타타스틸의 철수로 철강산업 전체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싱크탱크 IPPR은 하청업체 직원까지 고려하면 타타스틸의 완전 철수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일자리가 약 4만개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영국 정부는 금리 인하와 보조금, 세금 공제 등의 지원책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솔루션을 찾기까지 앞으로 수주 간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지분 인수 등 국영화는 꺼리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자비드 장관은 “모두가 장기적인 솔루션을 찾기를 원한다”며 “유럽이나 다른 지역을 봐도 철강산업 국영화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과거 리버티하우스가 타타스틸의 스코틀랜드 제철소 2곳을 인수했을 당시 스코틀랜드 정부가 잠시 이들 제철소 지분을 보유했던 것처럼 영국 정부가 타타스틸 자산 인수자를 찾을 동안 임시로 국영화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