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미 법무부는 애플의 도움없이 작년 12월 캘리포니아 샌 버나디노 테러 용의자가 쓰던 아이폰5C 잠금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애플에 대한 소송도 취하한다고 했다. 더 이상은 애플의 도움이 필요없다는 의미다. 애플에 테러 용의자의 아이폰 잠금해제를 요청했다가 거부당해 법정 싸움으로 갈 뻔했던 것이 자연스럽게 무마된 셈이다.
법무부는 어떻게 아이폰 잠금을 해제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단지 “제3자의 협력을 얻어 성공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통신사는 일본 아이치 현에 있는 전자부품 관련 기업의 산하의 잠금해제 기술을 가진 이스라엘 기업이 협력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업은 일본 언론매체에 “답변할 수 없다”면서도 아이폰 잠금을 해제한 소프트웨어는 일본 경찰에도 도입돼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아이치현의 기업을 썬전자로 파악했다. 지난 24일 썬전자 산하 이스라엘 기업인 셀레브라이트가 FBI의 수사에 협력한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썬전자의 주가는 한때 상한가를 치는 등 이날과 같이 폭등세로 마감했다.
FBI에 협조해 아이폰 잠금을 해제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셀레브라이트는 2007년에 썬전자가 인수했다. 셀레브라이트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스마트폰의 데이터 분석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수사 당국 및 군 당국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자사의 기술력으로 아이폰에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고 한다. 모회사인 썬전자는 범죄 수사용 장비 개발 및 판매, 스마트폰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한편 공공의 안전과 사생활 보호를 둘러싼 FBI와 애플의 공방은 이것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미 당국이 전세계 애플 단말기를 약화시킬 수 있는 보안 취약점을 알아낸 만큼 애플은 명성을 지키기 위해 결함을 서둘러 찾아 수정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