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희비…40인 로스터 진입 이대호, 방출 위기 김현수

입력 2016-03-28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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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선수 자격으로 시범경기에 나섰던 이대호 선수가 40인 로스터 진입에 성공했다. 반면 '타격 기계'로 불렸던 김현수 선수는 시범경기 부진으로 방출 위기에 몰렸다.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슬로언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8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이대호는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2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첫 타석에 등장한 이대호는 컵스 우완 선발 제이슨 해멀을 공략해 좌전안타를 쳤다. 전날(27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이대호는 상대 투수의 폭투와 후속타자 볼넷으로 3루까지 밟고, 케텔 마르테의 2루타 때 득점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11번째 득점이다. 아쉽게도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는 작성하지 못했다.

이날 MLB닷컴은 "시애틀이 한국인 거포 이대호를 40인 로스터에 포함했다"라고 밝혔다. 또 "이대호가 백업 1루수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초청 선수로 시범경기에 나선 이대호(사진 위) 선수가 40인 로스터에 진입했다. 반면 타격기계로 불려온 김현수 선수는 방출 위기에 놓였다. (AP/뉴시스)
▲초청 선수로 시범경기에 나선 이대호(사진 위) 선수가 40인 로스터에 진입했다. 반면 타격기계로 불려온 김현수 선수는 방출 위기에 놓였다. (AP/뉴시스)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은 "좋은 기회가 왔다"며 이대호의 개막 로스터 진입을 예고했다. 단장은 이대호를 두고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라며 "타석에서 차분한 모습으로 팀에 믿음을 심었고 주루와 수비에서도 매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관건은 40인 로스터에 이은 25인 로스터다. 25명 안에 들면 '경기 출전'이 보장된다.

초청 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이대호는 이날까지 구단이 40인 로스터에 포함하지 않으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조건이었다. 이대호는 비자 발급이 늦어져 시범경기에 뒤늦게 참가하는 악재 속에서도 경쟁에서 승리했다.

반면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상황은 좋지 않다.

KBO 리그에서 '타격 기계'라는 애칭을 얻었던 김현수지만,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는 타율 0.182(44타수 8안타) 2타점으로 고전 중이다.

타율이 낮은 게 문제가 아니라, 타격 생산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OPS(출루율+장타율)도 0.411에 불과하다. 참고로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통산 OPS가 0.451이다.

아직 경기수가 적어 현재 수치만으로 김현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건 어렵다. 다만

처음 김현수가 볼티모어에 왔을 때 댄 듀켓 단장은 "2번 타자 좌익수를 맡기겠다. 4할이 넘는 KBO 통산 출루율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시범경기 21타수 연속 무안타 성적을 낼 때에도 벅 쇼월터 감독은 "5월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은 전날 뒤바뀌었다. 미국 폭스 스포츠는 "볼티모어가 외야수 김현수를 2년 전 윤석민처럼 다시 한국으로 보내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듀켓 단장은 "김현수를 성급하게 판단하면 안 된다"고 말했지만, 감독과 단장 등 구단 핵심 관계자가 해당 논의에 참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현수는 이같은 보도가 이어진 이후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누구에게나 시련은 온다"며 "내 앞에 어떤 시련이 와도 내 길을 가야 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극복하겠다.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MLB닷컴은 "김현수를 개막전 선발 좌익수로 쓰려던 볼티모어의 계획이 변경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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