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중국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포럼 기조연설에서 올해 안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을 타결할 것을 촉구했다고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보도했다.
RCEP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에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총 16개국이 대상이다. RCEP는 지난 2012년 11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정식으로 협상이 시작됐으며 올해 9월 라오스에서 마지막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리 총리는 “경제상황이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신뢰가 사라지지는 않았다”며 “아시아 지역은 이미 과거 두 차례의 금융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아시아는 전 세계 무역의 3분의 1을 차지했다”며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으로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률은 6.5%로, 전 세계 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44%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또 ‘동주공제(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라는 성어를 인용해 아시아 지역의 거시경제 협력을 역설하면서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아시아금융협력회의 신설을 제안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거듭 자신감을 표시했다. 리 총리는 “경제성장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날 경우 포괄적인 대응책으로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경제를 안정시킬 충분한 수단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높은 경제성장이 지속될 수는 없다”며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의 질과 효율성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안화 가치에 대해 리 총리는 “장기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믿음에는 근거가 없다”며 “위안화는 합리적 범위에서 안정을 유지할 것이다. 중국은 대국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선전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과 관련해서 리 총리는 “연내 적절한 시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6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 당시 리 총리가 “올해 안에 선강퉁 시행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것보다 더 분명하게 연내 시행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염두에 둔 듯 리 총리는 “아시아 각국이 지난 수십년간 경제 고성장을 기록한 것은 이 지역이 대체로 평화적이고 안정적 환경이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 대화와 협력이 이를 위한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보아오포럼은 22일 개막해 25일까지 열리며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정치인과 기업인, 전문가 등 2000명이 넘는 인사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