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합의안에 따르면 채권단은 SM그룹이 SPP조선을 인수한 뒤에도 담보 없이 3년간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를 발급해주기로 했다. 대신 최대 40척으로 제한하는 조항을 달았다. SM그룹과 우리은행,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서울보증보험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그동안 RG와 관련해 채권단과 의견을 좁혀가고 있었다.
RG는 조선업체가 선박을 제시기에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때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물어주는 지급보증이다. RG가 없으면 조선소는 사실상 수주를 할 수 없게 된다.
SM그룹이 채권단과 MOU를 체결하면서 다음주부터 SPP조선의 본격 실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실사 기간은 한 달 정도로 예상되고 있으며 정밀 실사가 끝난 뒤 유상증자와 함께 SPP조선 인수를 최종 마무리하게 된다. 인수가격은 유상증자 1000억과 부채를 포함, 4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 SM그룹의 SPP조선 인수 MOU 체결은 금융위기 이후 첫 조선사의 구조조정 성공 사례라는 데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중소 조선소들 대부분이 부도나거나 채권단 관리로 넘어갔다. 이 중에서 재매각에 성공한 사례는 아직까지 한 곳도 없다. SM그룹이 SPP조선의 계열사로 최종 편입시키면 중소 조선사 재편 첫 신호탄이 되는 셈이다.
SM그룹의 우오현 회장은 SPP조선 이외에 추가로 조선사를 인수하는데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M그룹은 채권단 관리 기업을 주로 인수하며 성장했다. 이 회사는 건설사 중심의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다른 사업분야의 기업 인수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SM그룹의 우방건설산업, 우방산업, 하이플러스카드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지난 1월 28일 SPP조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자체 협상을 벌였던 SM그룹은 지난 2월 딜로이트 안진을 신규 자문사로 선정해 재협상을 벌여왔다. 2002년 설립된 SPP조선은 환율 관련 파생상품 손실로 2009년 적자를 기록하자 2010년 5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