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부당이득’ 한국콜마는 어떤 곳?… K뷰티 공든탑 무너뜨린 각종 잡음 ‘몸살’

입력 2016-03-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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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사상최대 1조 달성의 그림자, 승계ㆍ내부거래ㆍ통행세 등 의혹 구설수

우량 중소기업의 신속한 상장과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스팩) 제도를 악용해 수십억원대 시세차익을 챙긴 일당이 처음으로 검찰에 적발된 가운데, 이들이 몸담고 있는 한국콜마와 콜마비앤에이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화장품 관련 기업인 콜마비앤에이치 재무담당 상무 김모(45)씨와 미래에셋증권 부장 이모(43)씨 등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또 전 미래에셋증권 직원 김모(37)씨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콜마비앤에이치 직원 강모(43)씨 등 3명을 벌금 2500만~30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이들은 2014년 7~8월 스팩 제도로 콜마비앤에이치를 우회 상장하는 과정에서 얻은 합병 정보를 이용해 모두 67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콜마 관정공장 전경.(사진제공=한국콜마)
▲한국콜마 관정공장 전경.(사진제공=한국콜마)

◇국내 대표 화장품ㆍ제약 전문기업, 매년 두자릿수 성장= 한국콜마와 콜마비앤에이치는 코스피 상장사 한국콜마홀딩스를 지주사로 둔 같은 계열사다. 한국콜마그룹은 국내 대표 화장품ㆍ제약 전문 기업으로 K뷰티를 이끌어가고 있는 대표업체로 주목을 받는 곳이다.

한국콜마그룹은 대웅제약에서 부사장으로 퇴사한 윤동한 회장이 1990년 일본의 장품 ODM전문회사 일본콜마와 합작해 설립한 한국콜마㈜를 모태로 하고 있다. 지주회사 한국콜마홀딩스는 1990년 12월 한국콜마(주)로 상호를 변경했으며, 1991년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됐다. 2012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화장품제조사업 등을 인적 분할한 후 신설법인 한국콜마를 설립했으며, 기존법인은 현재상호가 됐으며 비금융 지주회사다.

한국콜마는 OEM(주문자생산방식)방식이 정착된 후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즉 제조업자 개발생산(제조업자설계생산)을 통해 급성장했다. 화장품은 유한양행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등이 주요 고객이며, 제약사업의 고객은 JW중외제약을 비롯해 유영제약, 동성제약 등이다.

한국콜마그룹의 제조부문 계열사는 한국콜마㈜, 콜마파마, 콜마비앤에이치, 에치엔지, 한국콜마경인, 내츄럴스토리 등이 있다. 한국콜마㈜는 기존 한국콜마가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면서 2012년 신설된 회사로 기초화장품, 색조화장품의 제조, 판매와 의약품을 OEM제조한다.

콜마파마는 1992년 설립해 SI사업, 부가통신사업, 소프트웨어 사업 등을 영위해온 아이씨엠을 모태로 하고 있으며, 2010년 2월 비알엔사이언스로 상호변경, 3월 보람제약 합병 등을 거쳐 2012년 현재 상호가 됐다. 주요사업은 고형제, 경질 및 연질 캅셀제, 연고제등 신약, 한약제제 등을 ODM하는 의약품 제조사다.

콜마비앤에이치는 2004년 설립한 선바이오텍이 모체로 2012년 한국푸디팜을 흡수합병하고, 이듬해인 2013년 콜마비엔에이치로 상호를 변경했다. 주로 건강식품, 화장품 원료의 개발, 제조를 한다. 기업의 매출규모·이익 등을 고려해 한국콜마㈜, 콜마파마, 콜마비앤에이치 등을 평가했다.

유통부문 계열사는 한국크라시에약품, 파마사이언스코리아, 케이디파마, 세은에이치앤비 등이 있다. 한국크라시에약품은 지난 2012년 10월 일본의 한약제제 전문회사 크라시에제약과 한국콜마가 50:50의 계약으로 설립한 합작회사로 고품질의 한약제를 공급한다. 파마사이언스코리아는 의약품 판매업체로 2013년 초 캐나다 파마사이언스와 한국콜마가 합작으로 설립됐다.

부동산/IT/기타부문 계열사는 씨엔아이개발, 보스톤특허기술사업화 전문투자조합, 파미노, 근오농림 등이 있다. 씨엔아이개발은 2000년 설립한 씨엔아이네트워크를 모태로 하고 있으며, 구조조정대상기업의 인수 및 경영정상화, 매각, M&A중개, 부실채권매매 등 경영컨설팅전문업체다. 퍼스텍, 서한, 기린, 진도, 우방 등의 매각, 구조조정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콜마 최현규 대표(왼쪽)와 무석시 인민정부 왕찐찌엔(王进健) 부시장이1월 28일 한국콜마 무석신구 공장 설립과 관련한 MOU를 체결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콜마)
▲한국콜마 최현규 대표(왼쪽)와 무석시 인민정부 왕찐찌엔(王进健) 부시장이1월 28일 한국콜마 무석신구 공장 설립과 관련한 MOU를 체결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콜마)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 창사 이래 첫 '1조 클럽' 가입= 한국콜마그룹은 한국콜마와 한국콜마홀딩스의 연간 매출액이 1990년 창사 이래 최초 1조원을 넘어서 올해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콜마홀딩스를 제외한 10개 법인(계열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72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033억원이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매출액이 5358억 원으로 2014년 대비 1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0% 증가한 607억 원을 올렸다. 자회사인 북경콜마 매출은 371억 원, 영업이익은 57억 원으로 각각 37%, 34%의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콜마홀딩스는 2014년 대비 35% 성장한 2996억원, 영업이익은 66% 성장한 542억원이다. 또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는 36% 증가한 2362억원, 영업이익은 354억원으로 52% 늘었다.

한국콜마 측은 " 지속적인 R&D 투자로 생산한 제품을 신규 유통채널을 통해 공급한 것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며 "올해 풀케어제네릭 제품과 같이 제약과 화장품의 융합 기술을 통해 균형적인 성장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감몰아주기·통행세·경영승계 등 잡음 잇따라…회사 "사실과 무관"= 한국콜마그룹의 사상 최대 실적의 이면에는 각종 의혹이 따라다니고 있다. 잡음의 발단이 된 기업은 한국콜마의 관계사인 에치엔지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에치엔지는 화장품 판매와 의약품 유통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이 업체의 덩치가 갑자기 커지면서 의혹에 둘러싸이게 됐다. 2012년 274억원이었던 매출은 2013년 545억원으로 거의 갑절 가까이 늘었고 2014년에도 785억원을 올리며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2년 각각 13억원, 20억원이었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2014년에는 24억원, 8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에치엔지는 한국콜마, 한국콜마홀딩스, 콜마비앤에이치, 케이디파마 등 그룹 계열사들에게 실적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이 업체의 매출에서 특수관계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80%, 2013년 91%, 2014년 92%로 집계됐다. 특히 에치엔지는 한국콜마 등으로부터 의약품을 매입해 재판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서는 '통행세'를 챙기고 있다는 의혹까지 받는 실정이다.

주목할 부분은 에치엔지의 최대주주와 3대주주가 윤동한 회장의 딸인 윤여원 한국콜마 전무와 장남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대표라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4년 3월 31일 기준으로 윤여원 전무가 18.50%, 윤상현 대표가 11.00%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같은해 12월 31일 기준으로는 각각 18.64%, 41.36%를 보유한 것으로 나온다. 오너 2세의 지분율이 30%가 넘게 오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에치엔지의 고속 성장에는 윤동한 회장의 의중이 십분 반영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밀어주기로 에치엔지의 덩치를 키워놓은 뒤 오너 2세들의 지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자금줄을 마련해줬다는 해석이다. 이를 방증이라도 윤여원 전무와 윤상현 대표가 받아간 배당금은 2013년 2억9500만원에서 2014년 6억원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이와 관련 경제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에치엔지의 사례는 재벌 가족들이 소유한 기업들에게 계약상 특혜, 즉 계약 물량을 몰아주는 '터널링'의 대표적인 형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콜마 측은 사실과 무관하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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