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복원공사에 쓰일 금강송 네 그루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중요 무형문화재 신응수(73) 대목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조재빈)은 업무상횡령 혐의로 신 대목장을 벌금 7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신 대목장은 2008년 말 경복궁 광화문 복원공사 과정에서 문화재청으로부터 받은 소나무 26그루 중 4그루를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대목장이 은닉한 소나무는 양양 법수치 계곡 등에서 벌채한 금강송으로, 문화재청은 이를 1그루당 300여만원에 산림청으로부터 사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대목장은 처음 경찰 조사에서 "소나무 상태가 안 좋아 버리려고 했다"고 진술하다가 검찰에서는 "잘라서 쓰려니 아까워서 다른 곳에 쓰려고 보관해뒀다"고 자백했다.
현장조사 결과 소나무 4그루는 신 대목장 소유의 강릉 목재창고에 잘 건조된 채로 보관돼 있었다. 현재는 광화문 복원공사 현장의 침목장 창고에서 보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약식기소한 이유에 대해 "소나무 4그루가 모두 환수됐고, 신 대목장이 본인 소유의 다른 목재를 공사에 대체 투입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검찰은 2012년 숭례문 복구공사에서 남은 국민기증목 140본(시가 1700만원)을 문화재청에 반환하지 않고 다른 곳에 사용한 신 대목장의 조교 문모(51)씨도 같은 혐의로 약식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