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시민극 및 현대의 현실주의극을 창조한 ‘현대극의 아버지’.” 헨리크 입센(1828.3.20~1906.5.23)에 대한 연극평론가 김건표의 평이다. 그의 말마따나 입센은 연극의 시대적 조류를 180도 바꾼 대단한 극작가요 연출가다. 연극사를 구분할 때 그가 등장하기 전과 다음으로 구분하는 평론가도 많다.
그는 노르웨이 남부의 항구 시엔에서 태어났다. 베르겐 · 크리스티나 등에서 극장 감독으로 일하면서 작가로서 기초를 확고히 했다. 이 시기가 그의 제1기로 수업시대, 또는 낭만주의 시대라고 부른다.
제2기는 이탈리아와 독일 여행을 전후해 사상극을 완성한 시대이다. 이상사회 건설을 목표로 “일체(一切) 아니면 무”라고 외치며 비속한 사회에 도전하는 작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사랑의 희극’(1862), ‘브란’(1866), 부 · 쾌락 · 모험을 추구하는 인간의 방랑과 환희, 고뇌를 묘사한 ‘페르 귄트’(1867), 이교와 기독교 사이에서 갈등을 겪으면서 이 틈을 이어주는 제3 지대라는 개념을 제안한 ‘황제와 갈릴리인’(1873)을 내놓았다. 제3기는 그가 근대극을 확립한 시기로, 공전의 센세이션을 일으킨 ‘인형의 집’(1879), 그 속편 ‘유령’(1881) 등 문제작을 발표한 시기이다.
그는 암흑 같은 소년 시절을 보냈다. 여덟 살 때 부유한 상인이었던 아버지가 도산하는 바람에 열다섯 살까지 그림스터라는 조그마한 읍의 약제사 조수가 돼 연상의 하녀에게 아기를 낳게 했다. 그리고 의학에 뜻을 두고 크리스티안의 저명한 예비학교에 다녔으나 학업을 중도에서 포기했다.
천성이 삐딱했던 그는 언론에 사회 비판 글을 싣고 조합운동에도 관계하면서 자칫하면 검거될 뻔 하기도 했다. 이 경험 때문에 이후 그는 정치 활동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았다. leeeunho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