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농어촌공사의 해외사업은 연간 매출 4조5000억원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30년 후엔 해외사업을 통해 20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기반을 닦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이상무 사장은 지난달 2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 사업계획 및 경영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사장은 “현재 공사의 해외사업 매출은 취임 초기보다 5배 정도 늘어난 400억원 수준”이라면서 “앞으로 해외 농업 개발 분야에서 몇 백만 달러짜리 현장공사만 40개가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란의 농업용 관개시설 개발을 비롯, 2만4000ha 규모의 아르헨티나 농장 개발, 미얀마 델타 지역의 방조제 사업, 우간다의 벼농사 지원, 필리핀 빰빵가주 기술용역 계약, 인도네시아 까리얀댐과 자카르타방조제, 인도 칼파사르 방조제 등 이미 계약을 맺었거나 현재 협의 과정에 있는 해외사업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타고난 기억력과 현장 위주의 업무 추진이 몸에 밴 탓에 공사가 추진 중인 해외사업 모두의 지명과 진행 상황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귀띔했다. 그만큼 이 사장이 공사의 해외사업에 기울이는 노력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최근 새로운 개척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란 인프라 구축 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대구에서 개최된 물포럼에서 이란의 수자원 관련 차관을 만나 새만금 방조제를 소개했고, 같은해 10월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에서 다시 만나 농업용 관개시설 개발 논의를 했다”면서 “현재 상당히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 1월 초 코이카, 수출입은행과 이란의 용수 개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논의가 빨리 진행된 만큼 대표단의 이란 방문 성과 중 공사와 이란과의 실무협의 성과가 가장 빨리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사장은 해외사업과 관련해 현재 국내 농업 인프라는 거의 갖췄기 때문에 앞으로는 해외로 눈을 돌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자금 마련 방안에 대해 “연간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가 1000조원 이상”이라며 “농어촌공사가 이 중 일부를 해외농장 개척과 해외농업 개발에 써도 공사의 역할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취임 후 2년 6개월 동안 공사를 스마트워크 대표 공공기업으로 자리 매김하게 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에 대해 그는 “2년 전 취임사에서 공사의 정체성 찾기, 농어촌 발전 정책과 제도 마련, 공기업 혁신 선도 등 3대 과제를 밝혔는데, 이 중 정체성 확립과 혁신은 상당 부분 이뤄냈다”며 “스마트 워크 등 사무공간의 효율화는 이 같은 정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혁신도시 이전 1년가량 앞둔 상황에서 이전지 본사 건물의 내부 설계를 모두 바꿨다.
그는 사장실을 비롯해 임원실 등의 불필요한 공간을 대폭 줄였다. 또한 복도와 벽 등을 없애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고 현장근무 등이 많은 점을 감안해 직원 데스크를 30%가량 줄이고 직원들 간 소통 공간과 복리후생 공간을 대폭 늘렸다.
이어 불필요한 주간·월례회의와 간부회의를 줄이는 대신 직원들 간 아이디어 회의를 늘려 스마트 오피스(smart office)를 통한 ‘스마트 워크(smart work)’를 확립시켰다. 또한 직원들이 사무실 밖에서 자기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복무 규정도 바꿨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스마트 워크를 정착시키기 위해 전자결재를 공동열람 형식으로 바꾸고, 투명한 인사제도를 도입했다”면서 “이후 공사가 행정자치부에 의해 공기업 혁신의 모범 사례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97%에 달하는 공사 직원의 스마트 워크 만족도와 지난해 158%나 증가한 유연근무제 활용도는 이 사장이 거둔 또 다른 성과다.
이 사장은 신입 직원을 중심으로 130명의 메가 루키팀을 만들어 공사의 미래성장 전략보고서를 만들기도 했다. 이 사장은 “젊은 인재들의 집단 지성 파워로 조직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이 사장은 취임 이후 줄곧 실시해 온 ‘농산어촌 행복충전’ 활동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농산어촌 행복충전 활동이란 지역 활성화, 주거환경 등 9개 분야 별로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지원 체계를 갖춘 사회공헌 활동이다.
이 사장은 공사의 행복충전 봉사단을 통해 찾아가는 마을 컨설팅인 지역개발 콜센터, 농어촌 집 고쳐주기 등 지난해만 총 2582회의 활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논·밭·원예작물 등 복합 다기능 생산기반 조성 등을 통해 농어촌의 소득 향상과 복지를 위한 다양한 정책 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그는 농촌 문제 해결책에 대해 “농촌 인구의 고령화 문제를 논 직불금 등으로 해결해선 안 된다”며 “기초생활 보장제에 따라 최소생계비를 지급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