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이세돌은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감사드린다. 한 판을 이겼는데 이렇게 축하 받은 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하면서 웃었다.
그는 이번 승리에 대해 "정말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1승"이라고 말하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이번 대국 전 5-0이나 4-1 승부를 예상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제가 가령 3-1로 앞서다 한 판을 졌다면 아프지 않았을까 싶은데 3패를 당하고 1승을 하니 이렇게 기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진 취재진들의 질문에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알파고의 실수로 얻은 승리냐는 질문에 “알파고가 노출시킨 약점은 2가지다” 면서 “기본적으로 백보다 흑을 힘들어 하는 것 같고 자기가 생각하지 못했던 수가 나왔을 때 일종의 버그 형태로 몇수를 뒀는데 생각하지 못했을때 대처능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3연패를 당하고 정신적 충격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충격이 아예 없었다고는 말씀 못드리겠다”며 “하지만 대국을 중단시킬만한 상태는 아니었고 결과가 좋지 않아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즐겁게 바둑을 뒀기 때문에 내상을 입을 정도는 아니었으며 이번 한판 이겨서 그런 것도 많이 날아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5국 승부에 자신 있느냐는 질문에 “이번에 백으로 이겼기 때문에 마지막에 흑으로 이겨보고 싶다”면서 “흑으로 이기는 게 더 값어치가 있어서 해보고 싶고 돌갈이 얘기가 나왔는데 이미 백으로 이겼으니 흑으로 한 번 해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반 78번 '묘수'에 대한 소감을 묻자 “대국에서 쉽게 수가 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어려워서 이번에 또 지는것 아닌가 생각했다”며 “그 장면에서는 그 수밖에 없었다. 다른 수는 보이지 않아 어쩔 수 없었던 수인데 칭찬받아 어리둥절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