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투데이가 한은이 통화정책을 금리로 변경한 1999년 5월부터 현재까지 금통위를 분석한 결과, 이들 이벤트가 겹쳤던 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변경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다. 연말과 연초, 설과 추석 연휴까지 이벤트를 확대해 이들 이벤트가 겹친 총 83회 금통위를 봐도 금리를 변경한 사례는 불과 5회뿐이다.
일단 한은은 이 같은 이벤트와 금리결정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 “이들 이벤트는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 전혀 아니다”라며 “그때그때의 거시경제상황, 금융상황이 통화정책의 주된 결정이지 추석이라든가 선거라든가 하는 것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의 고려요인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들 이벤트가 통화정책결정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우선 설과 추석은 연휴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월간 경제지표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연말·연초의 경우 민간에서도 새로운 경제전망에 근거한 경영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금리를 변경하기 어렵다. 실제 전·현직 금통위원들과 한은 집행부도 이 같은 점을 인정하고 있다. 내년부터 금리결정 통화정책을 기존 12회에서 8회로 축소하는 것도 내심 이 같은 점을 반영한 것이다.
금통위원 교체도 마찬가지다. 임기 끝나는 쪽에선 마무리하고 간다는 측면에서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쪽에선 적응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금리를 움직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대식 전 금통위원은 “나 같은 통화정책 전문가도 금통위원으로서 적응하는 데 1년이 걸렸다”고 밝힌 바 있다.
선거 역시 금리 결정이 자칫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사항일 수밖에 없다. 박혁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16~19대 총선을 보면 16대 총선 당시에만 2개월 앞서 금리인상이 단행됐을 뿐 나머지 총선에서는 총선 전 한분기내 정책금리 조정도 없었다”고 말했다.
4월 13일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20일엔 하성근, 정해방, 정순원, 문우식 위원이 임기만료에 따라 퇴임한다. 4월 금통위는 이들 금통위원 퇴임 직전일인 19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