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대표부 윤종원 대사가 11일 전경련 글로벌경영협의회에서 기업이 주의깊게 볼 글로벌 현안에 대해 소개하고,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윤 대사는 “글로벌 경기부진에 따른 위기도 문제지만, 기업들이 글로벌 위기 이후의 변화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글로벌 제도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먼저 그는 최근 OECD가 기업활동과 관련해 집중 논의 중인 현안을 소개하며 트렌드를 알렸다. 이는 △성장과실의 공정한 배분을 통해 후생의 지속적인 개선을 도모하는 ‘포용적 성장’ △삶의 질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국내총생산(GDP) 중심의 경제지표 대신 다차원적 삶을 평가하는 ‘새로운 지표개발’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성 제고 및 혜택의 공평한 분배를 목표로 하는 ‘포용적 생산성’ 등이다.
특히 윤 대사는 이날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잠식을 의미하는 BEPS(벱스)에 대해 “BEPS를 구글세 정도로 인식하는데, 글로벌기업 모두에게 적용되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세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고 기업들이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BEPS는 조세 회피처나 국가 간 세법 차이 등을 이용해 세금을 회피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구글, 스타벅스, 아마존 등 다국적 기업들이 세율이 높은 나라에서 얻은 수익을 세율이 낮은 곳으로 옮겨 조세를 회피하는데 이용해 비판받았으며, 이른바 ‘구글세’로 불린다. 지난해 10월 G20은 BEPS 대응 방안을 승인해, 구글세 도입에 합의했다.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조세 조약을 단계적으로 개정해 나갈 예정이다.
BEPS와 관련해 이날 회의를 주재한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기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부 기업의 해외매출 비중이 최고 90%에 이르는 상황에서 BEPS에 대한 준비가 없다면 큰 위험에 노출된다”며 “법인세율이 높은 국가일수록 기업의 실적보고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므로 BEPS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다국적기업의 기업책임경영(RBC),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체계(PFI) 등 최근 국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현안에 대해 소개됐다.
끝으로 윤 대사는 “국제적 논의에 참여하지 못하면 기업에 예상하지 못한 피해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세계 기업 경영 환경 변화에 관심 가질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