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금 4000억’ 아트라스BX 자진상폐에 대주주vs기관 ‘찬반 갈려’

입력 2016-03-0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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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잉여금이 4000억원에 달하는 코스닥 상장사 아트라스BX가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회사 측은 거래량 부진과 주가 저평가, 기관투자가들의 요구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대주주를 제외한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공개매수 가격이 낮다고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7일 아트라스BX는 일반 주주들이 소유한 보통주 630만1315주(지분율 68.87%)를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주당 5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로 최대주주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보유 지분(31.13%)을 포함해 발행주식 기준 지분율 95% 이상을 확보한 뒤 한국거래소에 자진 상장폐지를 신청할 계획이다.

공개매수 가격은 지난 4일 종가(4만700원)에 비해 22.85% 할증한 금액이다. 대상 주식 전부를 공개매수하면 총 3151억원 규모로 아트라스BX는 이를 보유 중인 현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아트라스BX의 이익잉여금은 3919억원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보유한 현금으로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자진 상장폐지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아트라스BX가 밝힌 상장폐지 사유는 ‘신속한 의사결정’이다.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빠르고 탄력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상장에 따른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기업가치에 못미치는 시가총액도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6개월간 이 회사의 월평균 주가는 최저 3만7424원에서 최고 3만9000원대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시가총액은 지난 4일 종가 기준 372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회사의 자본총계 4289억원보다 적었다.

기관투자자들의 배당 확대요구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트라스BX가 4000억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보유하고도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과 같은 주가부양 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트라스BX의 2대주주인 KB자산운용(지분율 9.68%)은 “배당, 기업설명회(IR)등 그동안 대주주 측의 주주관리가 소홀해 공개매수 가격 5만원은 여전히 기업 가치에 비하면 헐값”이라며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6.7%), 페트라투자자문(6.3%) 등 다른 기관과 외국인 주주들도 그간 저조한 주주환원 정책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트라스BX는 상장폐지를 위해 우호 지분을 95% 이상 확보해야 하지만 기관들의 잇단 반기로 상장폐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도 전 거래일 대비 21.87%(8900원) 오른 4만9600원으로 장을 마치며 당초 회사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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