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내셔널이 투자 실패 책임을 물어 직원에게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2부(재판장 이태수 부장판사)는 대우인터내셔널이 직원 김모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석유화학제품을 취급하는 대우인터내셔널 BTX팀은 2009년 9월부터 합성섬유 기초원료 생산물질인 파라자일렌(PX)을 선도거래 방식으로 납품했다. 나중에 가격변동이 있더라도 그것과 상관없이 미리 정한 가격으로 거래처에 물건을 넘기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대우인터내셔널은 이 거래 이후 손실을 보기 시작해 2011년 5월경에는 손해액이 196억5916만원에 달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BTX 팀장을 맡았던 김씨를 상대로 손해액 전액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물품 시세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선도거래는 대규모 손실이 생길 위험이 있는데도 김 씨가 거래 사실을 제대로 경영진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씨는 “PX 선도거래를 할 때마다 거래사실은 물론 손익을 지속적으로 보고했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김 씨의 손을 들어줬다. 회사 측이 김 씨를 검찰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지만, 무혐의로 처분을 받은 점이 주요 근거가 됐다. 또 회사 임원과 다른 직원의 진술을 토대로 회사가 PX 거래사실과 손실내역에 대해 계속 보고받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PX 선도거래를 하면서 상급자의 보고를 거치지 않았거나 합리적 판단 없이 무모하게 선도거래를 해 회사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