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의 최대주주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514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최 부회장의 지분 매입이 계열 분리를 고려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최 부회장은 514억원을 들여 자사주 63만9391주(2.63%)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 부회장의 보통주 지분율은 14.37%에서 17.0%로 늘었다. 최 부회장은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회장의 삼남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SK케미칼은 최 부회장의 이번 지분 매입이 SK케미칼에 대한 경영권 강화와 회사 성장 투자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최대 주주의 지분 매입은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신규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최대주주로서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해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최 부회장의 지속적인 지분 매입이 향후 계열 분리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 보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 부회장이 SK케미칼을 중심으로 한 소그룹으로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최창원→SK케미칼→SK가스→SK D&D’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최 부회장은 최근 2~3년 사이 SK케미칼의 지분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그는 2014년 11월 62만3000주, 2015년 8월 31만4239주를 매입하며 지속적으로 경영권을 강화해왔다. 지난해 말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주식 43만2169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최 부회장의 누나인 지원씨와 예정씨도 이 회사 주식을 각각 3500주, 9901주 매입해 최 부회장의 특수관계인 포함 보통주 지분율은 기존 18.02%에서 20.71%로 상승했다.
이번 지분 추가매입의 재원은 자회사인 SK D&D 주식 160만주를 담보로 500억원을 금융권에서 차입 조달했다. 지난해 6월 SK케미칼이 SK가스를 통해 지분을 보유한 SK D&D는 공모주 청약에 4조4096억원이 몰려 경쟁률 574.68대 1을 기록하며 유가증권에 입성했다. 시장에서는 SK D&D의 보호예수가 풀리는 6개월 뒤부터 최 부회장이 SK D&D 상장 이후 지분을 활용해 SK케미칼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현재 최 부회장이 특수관계인 지분을 더한 20.71%의 지분율로 SK케미칼을 지배하고 있지만, 최 부회장이 SK그룹 내 계열분리를 통한 독자경영을 위해서는 최소 지분율을 30%까지 높여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최 부회장의 SK케미칼 지분 확보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