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하고는 안 맞는 코스 같아요(웃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총상금 1억2000만엔, 약 12억원)에 출전하는 정재은(27ㆍ비씨카드)의 말이다.
정재은은 2일 오후 대회장인 일본 오키나와 난조시의 류큐골프클럽(파72ㆍ6649야드) 공식 연습장에서 샷 연습을 시작했다. 캐디백에서 드라이버를 꺼내든 그는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스윙을 촬영하며 3일 있을 1라운드 경기에 대비했다.
연습을 마친 정재은에게 “드라이버를 오래 연습했는데”라는 질문에 “아직 감이 안 와서 걱정이에요. 아무리 연습을 해도 마음에 들지 않네요.” 그는 연습을 마치고도 성에 차지 않는 얼굴이었다. 분명 예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그 진지함이 정재은의 성적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을까.
정재은은 지난 시즌 한국과 일본 투어를 병행하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21개 대회에 출전한 JLPGA 투어에서는 4차례나 톱10에 들며 상금순위 35위에 올랐고, 14개 대회밖에 출전하지 못한 KLPGA 투어에서도 톱10에 6차례나 진입하며 상금순위 40위를 차지, 양국 투어 시드를 동시에 획득했다.
하지만 정작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개막전에 대해선 걱정스러운 반응이다. “코스가 어렵고 거리도 부담스러운 코스에요. 전장이 조금 길어졌거든요. 그린도 딱딱해서 거리감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요. 아마 그린 적응이 이번 대회 성적을 크게 좌우할 것 같아요.”
하지만 JLPGA 투어 첫 우승에 대한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 “일단 첫 우승을 하고 싶어요. 어떤 대회든 우승을 한 후 다른 목표를 세울 생각이에요.” 그의 얼굴에선 간절함이 묻어났다. 지금껏 봐온 정재은의 얼굴에서 이렇게 간절한 표정은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