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 현장 속으로]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취항지 사전답사… 하롱베이·이스탄불 하늘길 개척.

입력 2016-02-29 11:32 수정 2016-02-2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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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4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프랑스 최고 권위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그랑도피시에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한진그룹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4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프랑스 최고 권위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그랑도피시에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한진그룹

“모든 사업의 시작은 현장점검부터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확고한 경영이념이다. 취항지를 결정하고 노선을 개설하는 것부터 규모가 큰 사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작점은 현장이다. 두 발로 직접 뛰어 현장을 살펴야 거기서 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조 회장의 신념이다.

우선 취항지 결정 시 조 회장은 직접 사전 답사에 나선다. 18일간 허름한 모텔에서 지내며 패스트푸드로 끼니를 때우고 6000마일(9600㎞)을 손수 운전하며 미국 곳곳을 살펴본 일화는 두고두고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조 회장의 노력으로 지금의 대한항공 취항지로 자리매김한 곳이 상당수에 이른다. 특히 베트남 하롱베이, 터키 이스탄불 노선은 조 회장이 발로 뛰면서 하늘길을 개척한 곳으로 꼽힌다. 그는 40여년 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를 누비고 있지만, 여전히 작은 도시 한 곳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한 번은 2013년 몰디브 취항을 앞두고 출발 시각이 조정된 적도 있다. 알고 보니 취항 전 조 회장이 말레국제공항을 찾아 승객들의 동선 등을 살핀 후 신혼여행객들이 많다는 점을 인지, 출발 시각을 밤으로 조정토록 한 것이다. 덕분에 신혼부부들은 결혼식이 끝난 후 여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조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 알리기 위해 현장을 누빈다. 특히 한국과 프랑스 간 경제·문화 교류에 앞장서고 있다. 조 회장은 2000년부터 지금까지 16년동안 한불최고경영자클럽 한국 측 위원장을 맡고 있다. 루브르박물관ㆍ오르세미술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하게 된 것도 조 회장의 오랜 노력의 결과다.

아울러 조 회장의 현장 경영 성과로 2011년 7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가 확정되는 순간을 빼놓을 수가 없다. 평창이 선정되기까지 그의 현장 점검 노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개최 확정 이후에도 조 회장은 신임 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서 묵묵히 현장을 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경기장 착공 이후 공정률은 65%에 달하며 스폰서 목표액 달성률은 60% 수준이다. 조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현장을 꼼꼼히 체크하고 살피고 있다. 최종 결과물이 탄생하기까지 발생할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조 회장은 오늘도 “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라고 생각한다. 모든 악기를 연주할 수 없지만, 최고의 하모니를 만들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라며 현장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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