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업의 시작은 현장점검부터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확고한 경영이념이다. 취항지를 결정하고 노선을 개설하는 것부터 규모가 큰 사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작점은 현장이다. 두 발로 직접 뛰어 현장을 살펴야 거기서 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조 회장의 신념이다.
우선 취항지 결정 시 조 회장은 직접 사전 답사에 나선다. 18일간 허름한 모텔에서 지내며 패스트푸드로 끼니를 때우고 6000마일(9600㎞)을 손수 운전하며 미국 곳곳을 살펴본 일화는 두고두고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조 회장의 노력으로 지금의 대한항공 취항지로 자리매김한 곳이 상당수에 이른다. 특히 베트남 하롱베이, 터키 이스탄불 노선은 조 회장이 발로 뛰면서 하늘길을 개척한 곳으로 꼽힌다. 그는 40여년 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를 누비고 있지만, 여전히 작은 도시 한 곳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한 번은 2013년 몰디브 취항을 앞두고 출발 시각이 조정된 적도 있다. 알고 보니 취항 전 조 회장이 말레국제공항을 찾아 승객들의 동선 등을 살핀 후 신혼여행객들이 많다는 점을 인지, 출발 시각을 밤으로 조정토록 한 것이다. 덕분에 신혼부부들은 결혼식이 끝난 후 여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조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 알리기 위해 현장을 누빈다. 특히 한국과 프랑스 간 경제·문화 교류에 앞장서고 있다. 조 회장은 2000년부터 지금까지 16년동안 한불최고경영자클럽 한국 측 위원장을 맡고 있다. 루브르박물관ㆍ오르세미술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하게 된 것도 조 회장의 오랜 노력의 결과다.
아울러 조 회장의 현장 경영 성과로 2011년 7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가 확정되는 순간을 빼놓을 수가 없다. 평창이 선정되기까지 그의 현장 점검 노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개최 확정 이후에도 조 회장은 신임 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서 묵묵히 현장을 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경기장 착공 이후 공정률은 65%에 달하며 스폰서 목표액 달성률은 60% 수준이다. 조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현장을 꼼꼼히 체크하고 살피고 있다. 최종 결과물이 탄생하기까지 발생할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조 회장은 오늘도 “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라고 생각한다. 모든 악기를 연주할 수 없지만, 최고의 하모니를 만들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라며 현장을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