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가 스타트업 투자 열풍에 경종을 울렸다.
게이츠는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실리콘밸리 투자 광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술 스타트업 투자에 있어서 투자자들이 안목을 키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대형 스타트업, 이른바 ‘유니콘’의 가치가 향후 2년래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게이츠는 선별 작업이 있어야 하며 투자할 때는 눈을 감고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IT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전략은 지난 2년간 통했어도 지금은 눈을 똑바로 뜨고 투자할 대상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경고처럼 증시 상장 전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일부 유니콘 기업들의 가치는 실망스러운 기업공개(IPO)를 거친 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실리콘밸리 붐을 냉각시키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트위터 공동창업자인 잭 도시가 설립한 모바일 결제회사 ‘스퀘어’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박스(Box)’다. 스퀘어 경우 지난해 11월 IPO 당시 예상 공모가는 주당 11~13달러였으나 실제 공모가는 9달러로 결정돼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기업가치가 고점을 찍고 하락한 기업은 총 7곳에 이른다. 다만 게이츠는 저금리 상황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투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게이츠의 인터뷰는 그와 그의 억만장자 동료들이 기후변화 대책과 관련한 에너지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지난해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잭 마 알리바바 CEO, 무케시 암바니 등이 이 같은 벤처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