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산은캐피탈 6000억에 다시 내놓는다

입력 2016-02-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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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가 이하는 안된다” 고수, 시장선 적정가 4000억대… 유찰되면 수의계약 가능성

지난해 매각이 유찰됐던 산은캐피탈이 6000억원대 몸값으로 시장에 다시 등장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적정 매각가를 4000억원대로 판단하고 있어 매각 흥행 여부는 미지수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금융자회사인 산은캐피탈 매각을 위해 26일 매각추진위원회를 열고 관련 일정을 결정한다.

산은캐피탈 매각은 이동걸 산은 회장의 의지와도 직결된다.

앞서 이 회장은 취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1분기 중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산은캐피탈 재매각 추진에 속도를 높인 바 있다.

이 회장은 캐피탈 업종에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신한캐피탈 최고경영자(CEO)로 근무하면서 적자 회사를 흑자 회사로 변모시킨 저력이 있다.

현재 산은이 보유한 산은캐피탈 지분은 6212만4661주(99.92%)로, 장부가 기준 5970여억원이다.

산은은 장부가 이하로 매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근 2년간 약 1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는 등 산은캐피탈의 높은 이익 창출능력과 향후 헐값 매각 이슈로 인한 감사 부담 등이 작용한 결과다.

산은 관계자는 “장부가 밑으로 팔면 인식하지 않아도 될 손실을 인식해야 하고, 감사 문제도 있다”며 “이익 창출 능력이 좋은 회사를 장부가 이하로 매각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강조했다.

반면 시장의 시각은 다르다.

라이선스 프리미엄이 없고, 기업금융을 통해 보유한 부실채권 등을 감안하면 매각 적정가격은 4000억원대로 장부가를 밑돈다는 의견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증권업의 경우 금융업에 대한 정부의 허가가 필요해 라이선스 프리미엄이 붙지만, 캐피탈의 경우 관련 프리미엄이 없다”며 “오히려 산은캐피탈은 산은 자회사라는 프리미엄이 있는데, 산은 연계영업이 사라지면 당기순이익도 그만큼 감소해 매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추진하는 산은캐피탈 재매각이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매각에서 두 차례 이상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산은캐피탈 주식 매각 예비입찰에는 SK증권 PE(SK증권과 YJA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가 단독 입찰, 국가계약법에 의해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입찰적격자가 선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아직 매각공고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수의계약 가능성을 언급하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캐피탈은 지난해 9월말 기준 총 자산규모가 4조원대로,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934억원, 연체율과 조정자기자본비율은 각각 2.2%, 15.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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