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사진> KDB산업은행 회장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 실기(失期)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업의 경영정상화 가능성과 자구 노력 정도 등의 기준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원칙도 밝혔다.
특히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에 대해서는 이해당사자들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취임 소감과 함께 산은에 산적한 현안 등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구조조정 속도 낼 것…“현대상선, 과감한 결단내려야”= 이날 이 회장은 “기본적인 원칙은 기업의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다. 자구노력을 절대적 기준으로 세워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등 각 기업에 맞는 최적의 구조조정을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업구조조정에 있어 실기하는 일이 없도록 데드라인을 설정해 진행하겠다는 포부도 함께 드러냈다.
이 회장은 “기업과 소통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치겠지만 너무 느슨하게 진행해 시간을 끄는 일은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데드라인을 설정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에 대해서는 “이해당사자들이 된다는 전제하에 (용선료와 채무재조정 등을) 협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현대상선이 해운 업종 호황이던 지난 2007~2008년에 체결한 고가의 용선료 계약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진단했다.
이 회장은 “비효율적인 구조 하에서 현대상선이 입은 손실이 2000억~3000억원 정도로 파악된다”며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현대상선의 부채 규모는 총 4조8000억원으로, 매년 1조원 가량의 상환 부담이 있다”며 “현대상선은 ‘된다’는 전제 하에 협상을 진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부문 강화…산은캐피탈 1분기 내 재매각= 이 회장은 미래먹거리사업의 일환으로 글로벌 부문 강화를 언급했다.
이 회장은 “우리의 적자는 세금 유출이기 때문에 수익성도 간과하면 안 된다”며 “글로벌 쪽에 길이 있다고 본다. 가급적 과거 경험 살려서 열심히 벌도록, 또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처리토록 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더불어 산은이 보유 중인 산은캐피탈의 매각 추진 계획도 밝혔다. 산은은 현재 크레디트스위스(CS)와 삼일회계법인을 매각주간사로 삼아 작업 중이다.
이 회장은 “산은캐피탈은 여신전문회사로서 업무 영역이 넓어 가능성이 매우 높은 회사로, 모 회사인 산업은행과 연계됐기 때문에 시너지가 있는 만큼 상당한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1분기 중 상황을 보고 매각을 추진할 계획으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이 보유한 산은캐피탈 지분은 6212만4661주(99.92%)로, 장부가 기준 5970여억원이다. 앞서 산은은 지난해 말 산은캐피탈 매각을 추진했지만 응찰 업체가 한 곳에 불과해 무산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산은캐피탈 주식 매각 예비입찰에는 SK증권 PE(SK증권과 YJA 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가 단독 입찰, 해당 딜은 국가계약법에 의해 진행되는 매각 계약으로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입찰적격자가 선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