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지난 4일 향후 2∼3년 내에 저가항공사를 설립키로 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향후 저가항공시장의 가격 및 서비스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제주항공과 한성항공으로 대표되는 국내 저가항공시장에 국내 굴지의 제1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주)을 통해 저가항공시장에 진입하겠다고 발표, 향후 저가항공시장의 판도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체적인 노선취항 계획 및 투입될 항공기 대수 등 구체적인 사업계획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대한항공은 지난 2004년부터 T/F를 구성, 저가항공시장 진입을 검토한 끝에 저가항공시장 진입을 발표한 것만으로도 저가항공시장은 이미 무한경쟁체제로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대표적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과 한성항공을 타깃으로 한 것은 아니다"며 "중·단거리 국제노선과 국내간선 노선을 취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현재 구체적인 노선취항계획은 없지만 '부산-원주'와 같은 기존 국내 취항 중인 노선이 아닌 곳을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은 "대한항공과 같은 굴지의 대형 항공사가 저가항공사 시장에 뛰어들기로 한 것은 그만큼 저가항공사 시장이 매력이 있다는 반증이다"며 "대한항공의 가세로 저가항공시장이 발전적 경쟁관계로 들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성항공 관계자도 "대한항공이 저가항공시장에 진입키로 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가격 및 서비스 경쟁을 통해 결국 소비자들이 이익을 얻는 항공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저가항공시장 진입을 통해 제주항공과 한성항공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가지고 있는 항공사업의 노하우와 정비 및 서비스의 인프라는 제주·한성항공보다 한 수위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대한항공의 저가항공시장 진입시점이 2010년 이후로 예상되지만 제주항공과 한성항공이 대한항공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한항공의 저가항공시장 진입은 위기이자 또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제주항공이 향후 계획 중인 중·단거리 국제선에서 경쟁이 예상되지만 차분하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항공 관계자도 "이미 대한항공의 저가항공시장 진입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며 "이제껏 한성항공이 계획한 것처럼 사업을 추진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제주항공과 한성항공 등 신규 항공사들이 항공기 안전성에서 아직 자유롭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며 "항공사고는 조그만 것이라도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이와 관련, "대한항공의 경우 저가항공사 설립을 꾸준히 검토해 왔다"며 "우리는 항공산업이 돌아가는 동향점검차원에서만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저가항공사 시장으로 진입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