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칼럼]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

입력 2016-02-2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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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다보스 포럼 이후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달아오르고 있다. 가트너는 10년 안에 현재 직업의 3분의 1 이상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그 변화의 주역으로 인공지능을 지목하고 있다. “변화를 선도하면 미래가 열리고, 변화를 부정하면 도태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었다. 이제 대한민국 기업들에 인공지능은 강 건너 미래의 불이 아니라, 발등에 떨어진 현재의 불덩이라는 인식이 절실하다.

인터넷 혁명으로 다가온 초연결 사회는 이미 세상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세계 최대의 기업은 이미 GM에서 애플,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 기업들로 대체된 지 오래다. 연결 비용이 사라지면서 노키아와 같이 개방협력을 수용하지 못한 기업들은 도태되었다. 전통적 기업의 가치사슬이 붕괴한 자리에 개방 기업 생태계가 밀고 들어왔다. 이러한 초연결의 와해적 물결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들은 사라져 갔다.

1차 인터넷 혁명인 유선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대한민국은 1차 벤처 붐을 통하여 ICT 분야에서 세계를 이끌며 일본을 앞지르는 역사적 전환점을 만든 바 있다. 그러나 아이폰과 공인인증서 규제 등으로 유선 인터넷보다 수십 배 강력한 2차 무선 인터넷 혁명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늦게 받아들인 대한민국이 지불한 비용은 4대강의 수십 배에 달하고 있다. 다가오는 인공지능 혁명에서 이러한 우(愚)를 또 한 번 범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초연결 혁명이 연결 비용을 감축시켰다면, 인공지능 혁명은 거래 비용을 축소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보자. PC에서 초연결 검색 플랫폼이 제공한 다수의 검색 결과에서의 최종 선택 과정에는 비싼 거래 비용이 수반된다. 사람들은 과거의 경험을 통하여 획득한 가치 기준을 총동원하여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하여 온갖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런데 모바일 기기에서는 검색과 선택이 추천이란 과정으로 대체되고 있다. 인간의 가치관을 대신하는 인공지능이 추천하고 인간은 단순히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방향으로 시장경제가 진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 최대의 동영상 사이트인 넷플릭스는 강력한 인공지능 기반의 맞춤 추천 기능으로 세계를 석권해 가고 있다. 아마존은 당신이 내일 주문할 것을 오늘 예측하여 배송하고 있다. 이제 인공지능은 예측과 맞춤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인간 세상에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예측과 맞춤을 통하여 미래 세상은 최적화될 것이다.

쉽게 말해서 반복되는 일들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하게 된다는 것이 다보스 포럼이 5년 내 7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경고한 의미다. 좀 더 엄밀하게 말하면, 단순 반복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일들을 인공지능이 대신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예측 능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기사를 쓰는 언론인과 동일한 강의를 하는 교수와 유사한 판결문을 작성하는 법률가와 간단한 진단을 하는 의료인들이 일차적으로 사라지는 직업군이다. 영업사원, 텔레마케터, 개인 비서, 단순 번역가, 반복되는 일의 관리 등도 역시 인공지능의 대체 영역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의 생존전략으로 인공지능 대응에 당장 착수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5대 국가 전략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인공지능 활용 기업들은 애플의 시리 혹은 IBM의 왓슨 등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즉각 돌입해야 한다. 둘째, 국내 인공지능 개발 업체들은 구글의 TensorFlow 등의 오픈 소스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에 착수해야 한다. 셋째, 국가 차원에서 인공지능의 핵심인 빅 데이터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 넷째, 규제 개혁 차원에서 개인 정보 보호의 전향적 혁신이 필요하다. 다섯째, 인공지능이 초래하는 사회적 충격을 대비할 미래 가치관과 법, 제도의 심층 논의가 필요하다.

인공지능 국가 전략은 기술을 넘어 사회와 총체적 상호작용을 통해 도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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