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대표 SUV 모하비가 '유로6' 배기가스 기준에 맞춰 새롭게 출시됐다. 새 모델은 노블레스를 시작으로 윗급에 VIP와 프레지던트 트림을 구성했다. 쌍용차 렉스턴의 최고급 모델을 의미하는 상징적 이름 '노블레스'를 기본형으로 포석한 점이 눈길을 끈다.
기아차는 16일 압구정동 국내영업본부 사옥에서 상품성을 대폭 향상시킨 '더 뉴 모하비'의 사진발표회를 실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새 모델은 기존의 웅장한 디자인에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 한층 존재감 있는 외관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범퍼와 범퍼가드로 나뉘었던 기존 앞범퍼는 일체형으로 새로 짰다. 새 규정에 따라 심플한 주간주행등도 추가했다. 이밖에 프런트 그릴을 바꿨고 유행에 맞춰 뒤 테일램프에는 면발광 방식의 LED를 심었다.
더 뉴 모하비는 프레임 보디를 기본으로한 국산차 유일의 3000cc급 대형 디젤 SUV다. 유로6 디젤 기준을 충족한 V6 3.0 S2 엔진은 뒷바퀴굴림을 기본으로 한 AWD 시스템과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이를 바탕으로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kg·m를 낸다. 복합연비는 10.7Km/ℓ에 이른다.
새 모델은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옵션별로 차등을 두면서 3가지 트림을 구성했다.
먼저 아랫급 노블레스를 시작으로 윗급에 VIP와 프레지던트 모델을 채웠다. 가격은 노블레스 4025만원을 시작으로 프레지던트의 기본 가격이 4744만원에 이른다.
무엇보다 기본 트림을 '노블레스'로 구성한 점이 눈길을 끈다. 노블레스는 한때 모하비의 유일한 경쟁차였던 쌍용차 렉스턴의 최고급 모델을 의미하는 상징적 이름이다.
2006년 등장한 2세대 렉스턴은 노블레스급에 다양한 편의장비를 총망라했다. 10년 전 당시 렉스턴2 노블레스는 전자식 파킹 시스템과 오토스톱, 차고조절 에어서스펜션 등은 최첨단 장비를 가득 담았다. '렉스턴 위의 렉스턴'을 지향한 만큼 고급 세단 못지 않은 편의장비였다.
이후 2.5세대(렉스턴W)로 거듭나면서 배기량을 줄이고 차 가격을 낮췄다. 동시에 대부분의 옵션을 덜어내면서 '노블레스'라는 의미가 퇴색했다. 이때부터 모하비와의 경쟁구도가 깨졌다.
렉스턴W가 기존의 5기통 2.7 VGT 대신 4기통 2.0과 2.2 엔진으로 다운사이징 하는 동안 모하비는 이전 V6 3.0 디젤 S엔진을 고수했다. 가격대 역시 렉스턴W 최고급 모델이 모하비 기본형에도 못 미쳤다.
그럼에도 새 모하비는 한때 유일했던 국산 경쟁차의 최고등급을 기본형 트림으로 분류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장기적인 경쟁구도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쟁차가 새 모델을 내놓아도 상대적인 우위를 고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산차 메이커 관계자는 "렉스턴W는 배기량과 가격, 편의장비, 고객층에서 이미 기아차 모하비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뉴 모하비의 트림 구성은 2017년 Y-400으로 풀모델체인지를 앞둔 렉스턴 3세대를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