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식물생리학자, 유전학자인 휴고 드 브리스(1848.2.16~1935.5.21)는 1901년 저서 ‘돌연변이설’에서 찰스 다윈이 말한 진화의 구조 가운데 1대에서 끝나는 변이를 ‘방황변이’, 생식세포에서 일어나는 유전적 변이를 ‘돌연변이’로 구분했다.
1859년 다윈이 출간한 ‘종의 기원’은 인간이 신의 형상을 본떠 만들어졌다는 창조론을 뒤엎는 책이었다. 그는 모든 생물이 ‘자연선택’ 원리에 의해 진화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질적 원인은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다윈은 세포에 함유된 자기증식성 입자 제뮬이 환경의 영향을 받아 변화하고, 생식세포에 모여 자손에게 유전된다고 생각했다.
유전현상은 19세기 과학자들의 주된 관심사였다. 1865년 오스트리아의 박물학자인 성직자 그레고르 요한 멘델은 완두콩 실험을 토대로 식물의 유전법칙을 발표했으나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그가 숨진 지 16년이 지난 1900년, 드 브리스 등 식물학자 3명이 멘델의 논문을 바탕으로 유전법칙을 소개했다. 드 브리스는 다음 해 돌연변이설을 제창했다.
그는 제뮬과 비슷하지만 거의 변하지 않는 판겐이라는 것을 가정했다. 판겐이 간혹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될 때 유전정보가 변화돼 새로운 종이 출현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일곱 가지 새로운 형질을 가진 달맞이꽃 재배에 성공함으로써 입증됐다. 자연선택은 진화의 절대적 원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돌연변이설은 1930년대에 전체 진화론으로 통합된다. 신다윈주의는 ‘멘델의 법칙을 기반으로 한 유전학+다윈 진화론의 통합’이다. 통합된 진화론은 유전자가 돌연변이에 의해 변화하고 변화된 유전자는 표현형을 변화시켜 결국 자연선택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드 브리스의 돌연변이설은 미국 생물학자 모터스 헌트 모건의 초파리 연구(1910년)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