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건설사 M&A 시장이 막이 올랐다. 첫 문을 연 울트라건설이 지난 5일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동부건설과 경남기업 등의 대형건설사들이 새주인 찾기에 나서고 있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호반건설을 비롯해 올해 M&A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동부건설, 동아건설산업 등 상반기에만 5곳 정도에 이른다.
많은 매물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마수걸이에 나선 울트라건설은 본입찰에 단독 참여한 호반건설과 다음달 말 본계약을 체결한 예정이다. 울트라건설은 도로, 터널공사 등 관급공사 분야에서 지난 2014년 매출 80%를 달성했다. 주택사업에서만 연간 매출 100%를 달성한 호반건설에 비해 비교적 포트폴리오가 잘 갖춰져 있어 업계에서는 본계약까지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0대1의 감자로 논란이 있었던 경남기업도 38대1 감자 내용을 담은 회생계획안이 이달 초 법원을 통과하며 이르면 다음달 M&A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남기업의 핵심자산인 베트남 랜드마크72 소유권이 채권단에 넘어가며 관련 채무에서도 벗어나 매물로써 매력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말 아쉽게 새주인 찾기에 실패한 동부건설도 M&A에 재도전한다. 최근 서울중앙지법은 동부건설 삼일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재선정, 3월 중 매각 공고를 낼 전망이다. 올해 신규수주 목표를 5000억원 수준으로 잡은 동부건설은 지난달 100가구 규모의 과천 12단지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같은달 부산광역시로부터 326억원에 달하는 부산시 북구 만덕동~아시아드 주경기장 간 도로건설공사를 수주했다.
동부건설의 2014년 기준 관급공사 매출 비중은 73.45%로 토목분야에 강점을 가진 건설사 중 하나다. 이외에 시공평가순위 56위인 동아건설산업과 STX건설, 성우종합건설도 올 상반기 다시금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다만 실제 M&A가 성사되는 것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이다. 건설경기가 호조세를 보였던 지난해에도 M&A에 성공한 건설사는 쌍용건설과 동양건설산업, 건영, 남광토건 등 4곳이 전부다. 지난해 말부터 급냉각한 건설경기는 물론 올해 매각에 나서는 건설사 상당수가 지난해 M&A에서 실패한 건설사들이라는 점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도 대형건설사들을 매수할만한 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M&A 동향을 살펴보면 과거와는 다르게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M&A에 나서고 있다”며 “호반건설만 해도 주택분야로만 성장해 공공분야에 대한 사업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고, 지난해 동양건설산업을 인수한 EG건설은 지방건설사로 수도권 진출을 위해 건설사를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상황에 비춰보면 경남기업 등 대형 건설사들을 사들일 수 있는 몸집을 갖고 있는 업체들은 굳이 사업다각화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매물로 나온 대형 건설사들의 M&A가 성사될지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