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김상철 한컴 회장 ‘닮은꼴’ 성공 방정식

입력 2016-02-12 09:20 수정 2016-02-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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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미국 식품의약청(FDA) 자문위원회에서 램시마가 승인 권고 판정을 받으면서 미국 시장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 가운데 이 모든 과정을 주도한 서정진(60) 셀트리온 회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램시마가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에서 허가받는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특허가 만료된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가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 지난달 27일 글로벌 오피스 프로그램인 네오(NEO)를 출시한 김상철(64) 한글과컴퓨터 회장. 글로벌 오피스 프로그램 시장을 90% 넘게 차지하며 30년 가까이 독점체제를 유지한 마이크로소프트(MS)에 정면 도전을 신청하면서 그 역시 세상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생명공학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각각 한국의 대표 기업을 이끄는 촉망받는 두 회장의 성공 방정식이 닮은꼴임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둘은 경력과 무관한 분야에 뛰어들어 창업 당시 상당 기간 성공에 대한 의구심에 맞닥뜨렸지만,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서 회장은 삼성전기ㆍ한국생산성본부(전문위원)ㆍ대우자동차(상임경영고문) 등을 거쳤다. 이러한 경력으로 셀트리온을 설립한 뒤 한참동안 바이오 문외한라는 꼬리표가 붙었고, 신생 분야인 만큼 그 시선은 더욱 차가웠다.

김 회장도 비슷하다. 그는 단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금호전기에서 20년 가까이 영업맨으로 뛰었다. 빌 게이츠 MS 공동 창업주, 스티브 잡스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 통상의 IT CEO들이 대학 시절부터 IT 분야에 관심을 갖고 사업에 뛰어든 것과는 괘를 달리한다. 이에 따라 2010년 10월 한컴을 인수할 당시 적극적인 인수ㆍ합병(M&A)으로 여러 IT 계열사를 거느렸지만, ‘영업맨이자 M&A 전문가가 IT 회사를 제대로 경영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감수해야 했다.

이 둘은 1998년 외환위기를 전화위복으로 기회로 만들었다. 서 회장은 외환위기 시절 대우에서 퇴사한 후 동료 10여명과 함께 고민 끝에 2000년 넥솔(셀트리온 전신)이라는 생명공학기업을 세워 샐러리맨에서 창업가로 변신했다.

김 회장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 금호전기의 사업부 중 하나였던 금호미디어텍(현 두레콤)을 떼어내 독립, CEO가 됐다. 당시 갈고닦은 영업력을 발휘해 해외 수출길을 열었고, 성공도 이어갔다.

남다른 성공전략을 세운 것도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서 회장은 바이오산업 중에서도 바이오시밀러를 파고들었다. 바이오시밀러는 일반 의약품 개발 및 복제에 비해 경제적ㆍ시간적 부담이 덜하고, 성공 확률이 높다. 또 신생 분야라 아직 글로벌 절대 강자가 없어 충분히 세계 1위를 노려볼 수 있다. 여기에 서 회장은 경제성이 높은 ‘항체 바이오시밀러’라는 신 시장까지 개척해냈다.

이 밖에 굴지의 다국적 제약사와 SW 시장의 절대강자 MS를 상대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벌이며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한 것도 두 회장의 공통분모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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