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이너스 금리 도입 약발 벌써 끝?...일본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휘청

입력 2016-02-0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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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증시 닛케이지수 1개월 추이. 블룸버그
▲일본증시 닛케이지수 1개월 추이. 블룸버그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29일 도입을 결정한 마이너스(-) 금리를 둘러싼 우려가 부상하면서 일본 금융시장에서 리스크 회피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에서 국제유가 폭락에 따른 리스크 회피 움직임으로 엔화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엔화는 달러에 대해 강세로 돌아섰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대규모 금융 완화는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이라는 선물을 시장에 가져다줬지만 이른바 ‘세 번째 바주카포(마이너스 금리 도입)’는 현재 시장에 팽배한 리스크 회피 흐름을 전환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보도했다.

2일 국제시장에서는 러시아와 중동 등 주요 산유국의 공조 감산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주가 하락, 채권 강세가 동시에 일어나는 전형적인 리스크 회피 장세가 연출됐다. 외환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 결정 후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이던 엔이 다시 119엔대로 상승했다. 미국 추가 금리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따른 엔저 효과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리스크 회피 흐름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를 점치는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미 금리인상 기대가 더욱 후퇴했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확률은 12%로 전날의 18%에서 하락했다. 심지어 올해 금리인상 횟수는 당초 4회에서 0.7회로 낮아지는 등 시장은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장기금리도 지난해 4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1.8%까지 떨어졌고 일본의 장기금리도 3일에는 한때 0.045%로 전날보다 0.035%포인트 하락했다. 이로써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 기록한 0.050% 사상 최저치 기록을 하루 만에 또 경신했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금리를 떨어뜨려도 미국과 일본 금리 차이가 엔화 가치를 낮출 만큼 충분히 확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배경에 있다.

앞서 시라카와 마사아키 총재 시절인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로 엔화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때도 일본은행은 금융 완화를 반복했으나 엔화 강세 흐름을 역전시키진 못했다. 미즈호은행의 가라카마 다이스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원래 세계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큰 테마를 앞둔 시점에서는 당사자가 아닌, 한 나라의 중앙은행이 아무리 금융을 완화해도 흐름을 바꿀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구로다 총재가 2013년 4월과 2014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내놓은 대규모 금융완화가 주가 상승과 엔화 약세 유도에 성공한 건 당시 세계 경제가 호전되던 시기와 맞물려 얻은 결과라는 평가다. 그러나 현재는 신흥국 경제 둔화와 미국 경제 불확실성 등이 크기 때문에 이번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과거 두 차례의 바주카포보다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구로다 총재는 이번 결정에 강한 확신을 품고 있다. 그는 3일 도쿄도내 강연에서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대해 언급하면서 “일본은행 역사상 아마도 가장 강력한 틀”이라며 “2%의 물가 목표 실현에 대한 자세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그는 “추가 완화 수단에 제한은 없다”며 필요에 따라 추가 완화도 불사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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