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윤태호 작가, 미생 시즌2 ‘아직 완성되지 못한 자10: 포석’ 출간…중기로 무대 옮겨 '완생' 될까?

입력 2016-02-0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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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미생-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10: 포석(시즌2)’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윤태호 작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미생-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10: 포석(시즌2)’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윤태호 작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미생’ 시즌2를 시작한 윤태호 작가가 출간 소감을 밝혔다.

윤태호 작가는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미생-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10: 포석(시즌2)’ 출간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시즌 2의 가장 큰 특징은 배경이 중소기업으로 옮겨졌다는 것. 오 차장이 새롭게 설립한 회사에 장그래, 김대리가 합류해 펼쳐지는 이야기다. 윤 작가는 “중소기업은 옷을 벗고 전투에 나서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에서는 보고서로 자기가 하는 일을 꾸밀 수도 있고, 숨길 수도 있다. 중소기업은 그게 안 된다”면서 “중소기업은 상사의 일을 내가 모를 일이 없고, 내가 하는 일을 모를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총 263수로 진행돼 3년가량 연재될 시즌 2는 크게 3부로 나뉘어 1부에서는 회계와 경영, 2부에서는 해외출장, 3부는 결혼과 연애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시즌 1보다 스케일이 커진 만큼 취재할 일도 늘어났다. 1부 회계와 경영에 대해서는 메일을 보내준 회계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슈가 있을 때 ‘원 포인트 레슨’을 받으며 공부한다. 한국무역보험공사로 취재를 나가기도 한다.

그는 “무역보험공사에서 상담받는 사람을 지켜보니 중소기업이 얼마나 처절한 곳인지 알 수 있었다”면서 “목격한 그대로 그려서 대기업 등 다른 케이스에 있는 사람들이 ‘미생을 통해 타인의 삶을 느끼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해외출장을 다룰 2부에서 장그래는 요르단으로 떠난다. 이를 위해 주한 요르단 대사와 코트라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받았다. 3부 연애와 결혼은 모든 네티즌이 취재원이다. 그는 “포탈 게시판에 가면 결혼 이슈는 풍성하게 있더라”라고 설명했다.

시즌 2의 또 다른 특징은 중장년층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다. 2화에서 장그래는 가장 마지막 장면에 이름만이 등장한다. 주인공은 오 차장, 김 부장 등 중장년층이다. 윤 작가는 “시즌 1에서 ‘일’ 자체가 캐릭터였다면 시즌 2는 회사, 즉 중소기업의 생존 자체가 캐릭터다. 그 중심이 되는 사장, 전무 직급이 있는 인물이 많이 다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1부에서 회계를 공부하는 축에서는 젊은 층이, 경영에 대한 부분에서는 중장년층이 등장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 ‘미생’ 시즌2와 함께할 기보는 1999년 2월 8일 열린 제3회 삼성화재배 이창호 9단과 마샤오춘 9단의 결승 5번기 제5국이다. 시즌 1에서 윤태호 작가의 선택은 첫 국제대회에서 타이틀을 따온 조훈현 9단의 상징성을 바탕으로 했다. 시즌 2를 앞두고 윤 작가는 이창호 9단과 조훈현 9단의 대국을 선택하려 했다. 그러나 기보를 살펴본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의 조언에 따라 이창호와 마샤오춘의 대국으로 바꿨다. 이번 기보는 그 당시 가장 상금이 큰 대회에서 이창호 9단이 스승을 넘어 타이틀을 따온 것에 의미를 뒀다. 윤 작가는 “이창호 9단이 조훈현 9단의 타이틀을 가져온 대국은 300수가 넘기 때문에 연재 기간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피했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한편, 시즌 2의 결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시즌 1에서 장그래는 결국 ‘원인터내셔널’의 정규직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윤 작가는 이를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어떻게 해야 해피엔딩인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정규직이 되는 데 성공했어도 장그래가 행복해졌다고 말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윤 작가는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기자)이 모두 ‘완생’이고, 성공한 인생이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 그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결말은 써봐야 알겠지만, 이 작품이 굳이 해피엔드로 가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불행과 행복을 담은 것이 아니라 그냥 풍경을 써내려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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