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설은 질어야 좋다!

입력 2016-02-0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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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며칠 후면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다. 설날은 팍팍한 도시 생활의 부담에서 잠시나마 해방될 수 있는 즐거운 날이다. 장수를 기원하며 흰색 음식처럼 밝은 한 해를 보내라는 의미로 온가족이 함께 떡국을 먹고, 부모에게 감사하고 자녀들을 축복하며 세배를 올린다. 어른ㆍ아이 구별 없이 다 함께 윷놀이를 하며 웃고 즐기다 보면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가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설날 웃고 즐기기에는 우리 경제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다. 최근 경기악화로 올해 설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는 응답이 전년보다 24%포인트나 증가한 68%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실시한 600대 기업 대상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84.3) 때와 비슷한 86.3으로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조사 응답 기업 중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경기 침체는 필연적으로 청년 일자리 감소와 임금체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청년(15~29세) 실업률은 9.2%였다. 1999년 통계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다. 구직 포기자들까지 합하면 100만 명 이상이 청년 실업자다.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체불 근로자 수는 29만5000명, 금액으로 1조3000여 억 원에 달한다.

연애ㆍ결혼ㆍ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 내집 마련ㆍ인간관계를 포기하는 5포 세대에 이어 꿈과 희망까지 포기한다는 7포 세대란 말이 결코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게 현재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의 경제 상황이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무엇보다 지난 IMF 외환위기 때처럼 악화된 경제 상황이 다시 우리 근로자들에게 직격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도 일자리 창출, 임금 격차 완화, 고용 불안정 해소와 재해 근로자 보호 등 노동개혁 법안들은 여전히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법안의 논의마저 진영 논리에 갇혀 있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첫 대국민 담화에서 노동개혁 법안의 국회 통과를 간절히 호소한 바와 같이 노동개혁 입법이 신속히 처리돼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15만 명 이상의 청년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 또 비정규직 규모가 줄어들고 양극화도 개선될 수 있다. 노동개혁 법안의 조속한 합의로 경제 활성화에 희망이 되길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설은 질어야 좋고 보름은 밝아야 좋다’고 했다. 설에는 눈이 많이 와야 한다는 뜻으로, 눈이 많이 와야 한 해 동안 푸근하고 농사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비록 지금은 조금 어렵더라도‘남의 떡에 설 쇤다’는 설날 속담처럼 조금 부족한 사람에게 조금 더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몫을 조금씩 양보해 모두가 풍성하고 행복한 설날이 되기를 다시 한 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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