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을 케이블채널의 강자로 성장시킨 ‘효자’ 프로그램은 어떤 것일까.
2007년 4월 첫 방송된 시트콤 ‘막돼먹은 영애씨’는 tvN의 첫 히트 상품으로 지목된다. 서른살 노처녀 이영애(김현숙 분)의 연애와 이별, 실직과 이직의 이야기를 그려내며 tvN의 이름을 시청자의 뇌리에 깊이 새겼다. 시즌제로 방송된 ‘막돼먹은 영애씨’는 어느덧 ‘시즌15’를 앞두고 있다. 너무도 자연스러운 관찰 카메라 형식에 내레이션이 더해져 특별한 드라마 속 주인공을 보는 것이 아닌 실제 주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자신의 이야기로도 느껴지는 연출이 성공 요소라는 평가다.
예능프로그램 ‘화성인 바이러스’ 역시 2009년 3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tvN 돌풍을 이끌었다. 이경규, 김성주, 김구라의 거친 입담과 함께 보통 사람과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진 ‘화성인’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켰다. 매회 톡톡 튀는 출연자들은 항상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앞선 프로그램들이 tvN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면, ‘꽃보다 할배’시리즈와 ‘삼시세끼’, ‘응답하라’ 시리즈는 tvN을 지상파와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2013년 7월부터 10월까지 방영된 ‘꽃보다 할배’는 나영석 PD가 이우정 작가와 함께 야심차게 준비한 배낭여행 프로젝트다. 1탄부터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4명의 배우와 ‘짐꾼’ 이서진 등 매력적인 출연자들이 ‘황혼의 배낭여행’을 풀어내며 관심을 받았다.
이어 여배우 특집으로 꾸며진 ‘꽃보다 누나’ 역시 1회부터 9.16%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조사)을 기록하며 당당히 tvN 예능의 성공을 알렸다. 윤여정, 고(故)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 4명의 배우는 스크린에서 보여주던 카리스마와 다른 진솔한 모습을 선보였다. 짐꾼으로 나선 이승기는 여배우들 사이에서 ‘훈남’ 이미지를 완벽히 이어가며 즐거움을 줬다. 이들의 7박 8일 여행을 지켜본 시청자들에게 크로아티아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시리즈로 이어진 ‘꽃보다 청춘’은 유희열, 이적, 윤상의 소소한 매력과 함께 페루의 재발견을 선물한 뒤, 라오스에 이어 최근 아이슬란드로 떠나 정상훈, 정우, 조정석, 강하늘의 4색 엉뚱함으로 웃음을 주고 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4인방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이 함께 출연할 나미비아 편 역시 방송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방영되기만 하면 시청자를 향수에 젖게 하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는 tvN 열풍의 가장 큰 일등공신이다. ‘응답하라 1997’가 ‘대박’을 터트린 뒤 방영된 ‘응답하라 1994’ 역시 여느 후속작과 다르게 전편에 견줄 만한 인기를 누렸다. 정우, 도희, 고아라를 단숨에 스타로 발돋움시킨 것도 바로 이 드라마 때문이다.
최근 종영한 ‘응답하라 1988’도 매주 금, 토요일 시청자를 TV 앞에 불러모았다. 걸그룹 걸스데이의 혜리는 방영 전 불거졌던 연기력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며 ‘성덕선 앓이’를 양산했다. 박보검, 류준열, 이동휘, 류혜영 등의 재발견도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