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납북됐다 8년 만에 탈출한 신상옥 감독과 배우 최은희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연인과 독재자’가 미국 선댄스 영화제에서 공개됐다.
영국 감독 로스 애덤과 롭 캐넌이 제작한 94분짜리 ‘연인과 독재자’는 올해 미국 선댄스 영화제 월드시네마 다큐멘터리 경쟁부문에 22일 초청됐다.
‘연인과 독재자’는 신상옥·최은희 부부가 북한 공작원들에 의해 납치된 과정과 북한 내에서의 영화 제작 생활, 8년 후 탈출 당시 상황 등을 담고 있다. 특히 해당 다큐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육성도 담겨있다.
영화에 조예가 깊었던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 영화를 발전시키겠다는 의도에서 신상옥 감독과 최은희를 납치하도록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속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우리 꺼하고 합쳐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서 서방에 보여주자. 그래서 내가 신 감독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신상옥·최은희 부부는 납북된 뒤 2년 3개월 동안 영화 17편을 만들었다. 이후 이들 부부는 1986년 해외촬영을 위해 오스트리아 빈에 갔다가 그 곳에서 미국대사관으로 극적으로 탈출했다.
신상옥 감독은 북한을 탈출한 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여러 영화를 제작하다 2006년 세상을 떠났고, 최은희는 한국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회고록을 내기도 했다.
한편, 선댄스 영화제는 주로 독립영화를 초청해 소개하는 세계적인 영화제로 매년 미국 유타주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