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영 수자원공사 책임위원
내가 많아진다
잊혀져 기억조차 나지 않던 내 모습이
하나 둘 나를 찾는다
아니
찾아보니 보이더라
푸른 향
하나 둘 내곁에서 멀어질수록
희끗희끗 머리털과
세월이 그려낸 검은 주름은
내 품에 더 폭 안겨든다
이게
내 모습이거늘
이게
삶이 그려낸 흔적이거늘
무얼 찾아 그리도
헤매고 헤매다녔었는지
낙엽은 떨어진다 하여
그 생명이 끝을 다한 게 아니듯
나 또한 언젠가
사각사각 그 소리만은 정겹게
알록달록 그 모습만은 아름답게
떨어져도
바람에 흔들릴 줄 아는
땅을 따스히 품을 줄 아는
그런 내가 되었으면 해